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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민이 대북 방송 듣고 안것은? "김정은 몸무게 100Kg"


입력 2015.09.05 09:57 수정 2015.09.05 10:00        목용재 기자

<대북방송 강화 전문가 좌담회>남한 방송 매니아 탈북자

"아이들은 남한 노래 흥얼…방송으로 탈북 방법 알려줘야"

지난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자유로 일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고요한 적막감에 휩싸여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적어도 30~40%의 북한 주민들이 대북방송을 듣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김정은의 몸무게를 어떻게 알겠어요. 다 대북방송 통해 듣는 겁니다. 방송 듣는 사람들끼리 정보 교류도 하고 그러는걸요."

지난 2014년 6월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들어온 김철수(가명, 평안남도 평성시 출신) 씨는 최근 북한 주민들의 대북방송 청취실태에 대해 증언하면서 북한주민들 상당수가 대북방송에 심취해 있다고 증언했다.

김철수 씨는 2일 데일리안-데일리NK가 공동주최한 ‘대북방송 강화를 위한 전문가 좌담회’에 패널로 출연해 “북한에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아이들도 콧노래로 흥얼흥얼 거리는 것이 대북방송을 통해 들은 노래들”이라면서 “김정은 몸무게가 100kg이 넘는다는 것도 대북방송을 통해 알 정도다. 적어도 북한 주민들 30~40%가 대북방송을 듣고있다”고 증언했다.

민간대북방송사들은 현재 북한 주민들의 대북방송 청취율을 2~3%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씨는 “아이들이 김정은의 소식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은 그 부모들이 대북방송을 통해 외부의 소식을 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유엔사무총장이 한국 사람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큰 충격이었다. 남한의 아이돌 그룹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07년께부터 대북방송을 청취하기 시작해 탈북 직전까지 대북방송 주파수를 찾아 들은 ‘대북방송 마니아’였다. 김 씨는 대북방송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국제·정치적인 뉴스만 골라 청취했다. 때문에 독재정권에 반대해 전국적 시위로 확산된 ‘재스민 혁명’과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몰락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김 씨는 “카다피 몰락 사례가 있는데, 라디오를 들은 북한 주민들이 많기 때문에 북한도 조금만 단결되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리비아에 대한 유엔의 개입 같은 그런 보장만 있다면 북한 인민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경찰이나 보위원들도 일반 주민들과 상황은 마찬가지다. 체제가 잘못됐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친구가 인민보안원인데, 그 친구는 폐쇄된 장소에 한국 알판을 모아놓고 몰래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탈북자 김철수(가명, 평안남도 평성출신) 씨.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아울러 김 씨는 대북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에 대해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방송을 좀 더 듣고 싶은데 대북방송의 주파수를 맞추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는 증언이다. 한국말이 나오는 주파수를 찾아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다이얼을 조정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결국 대북방송을 듣지 못한 날도 많다.

김 씨는 “북한 당국에서 대북방송을 듣지 못하게 하려고 방해전파를 쏘는데 그럴 때는 대북방송이 잘 들리지 않는다”면서 “또한 1시간짜리 짧은 대북방송은 그 방송을 듣기위해 주파수를 맞추다가 1시간을 훌쩍 넘겨버린다. 대북방송사는 적어도 3~4시간 동안은 송출해야 청취자 입장에서 겨우 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보가 통제된 북한 주민들에게 좀 더 다양한 정보를 담은 방송을 송출해줄 것을 제언했다. 탈북을 결심한 북한 주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남한 정착 지원 정책이나 안전한 탈북 방법 등을 담은 방송일 경우 북한 주민들이 더욱 귀기울여 들을 것이라는 말이다. 또한 남한에 살아가고 있는 탈북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는 것도 대북방송의 주요한 방송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북한 당국에서 벌이고 있는 탈북했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들의 기자회견은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면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세뇌된 상태에서 탈북했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들의 기자회견까지 보고나면 남한이 실제 지옥같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탈북 결심을 했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증언했다.

그는 “제 경험에 의하면 어떻게 하면 탈북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주변에도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겉으로 드러낼 수 없어 전전긍긍하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한국에 가는 방법이나 한국정부가 탈북자들의 정착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 정착 정책에 대해 알려주면 북한 주민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언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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