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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직업병 신속한 보상 방해하려는 반올림의 몽니?


입력 2015.09.06 15:14 수정 2015.09.06 19:59        이홍석 기자

7일 삼성의 보상위원회 발족 규탄하는 기자회견 예정

"피해자 보상보다 조직의 존립 더 중요시" 비판 제기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한 가족이 지난 7월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에서 얼굴을 감싼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데일리안

삼성전자 직업병 협상의 한 주체인 반올림이 오히려 신속한 보상을 방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상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신속한 보상 절차에 착수하자 협상력이 떨어진 반올림이 몽니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올림은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삼성의 독단적 보상위원회 발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지난 3일 보상위원회 발족을 발표한 것은 반도체 직업병 문제에 대해 독단적이고 기만적인 행위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보상위원회 발족 발표 이후 다른 피해자 가족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보상위의 부당성을 설파하는 등 신속한 직업병 보상을 바라지 않는 듯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피해 노동자들에게 보상을 요구해 온 활동가들이 오히려 보상을 가로막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종란 노무사는 5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보상위원회는 삼성이 조정안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지금도 반올림과 함께하는 가족들에게 그 의미를 알리는 전화를 엄청 돌리다 왔다. 지금 끝나면 바로 또 전화를 하러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삼성전자의 보상위원회 발족이 조정위원회의 조정권고안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공익법인 설립을 제외하면 조정안을 그대로 수용했으며 보상대상과 금액 등 조건은 조정안보다 더 나은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질병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아도 일정 기준에만 부합하면 치료비 등 보상금을 지급하고 보상 외에도 따로 산재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명시했음에도 보상을 막고 있는 것은 반올림이 협상테이블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잃지 않기 위한 몸무림으로 풀이된다. 협상의 한 축인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미 삼성전자와 직접협상을 선언한 상태다.

반올림이 삼성전자의 직접 보상을 막고 있는 데는 조정위의 틀 내에서 자신들의 입장이 반영된 조정안을 통해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 때문에 결국 반올림이 결국 피해자들의 보상보다는 조직의 존립에 더 신경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다른 협상 주체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그동안 협상과정에서도 반올림은 보상을 뒷전으로 돌리며 협상을 길게 끌고 왔다면서 조직의 존립을 위해 피해자 가족들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과거 협상과정에서 가대위가 반올림에서 떨어져 나온 것도 보다 신속한 보상을 원해서였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사내기금으로 1000억원을 조성해 반도체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한 보상위원회’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보상위원회는 노동법, 산업의학, 사회정책 등 관련분야 전문가 위원 4명과 가족대책위원회 대리인, 회사 측과 근로자대표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조정위의 권고안을 기초로 보상 질병의 세부 범위, 향후 치료비 산정방법을 포함한 보상액 산정의 세부 항목들을 검토해 보상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9월 중순 이전에 보상 대상 질병을 확정하고 상세한 신청절차를 공지할 계획으로 이와 별도로 다음 주중 인터넷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개설해 보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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