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 빠진 포털토론회, 새누리 "책임회피"
긴급 정책토론회 '포털뉴스의 오늘과 내일' 열어, 김무성 "악마의 편집"
새누리당이 16일 오전, 논란이 되고 있는 포털 뉴스의 공정성 문제 논의를 위한 긴급 정책토론회 ‘포털뉴스의 오늘과 내일’을 개최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의 한 축인 네이버와 다음 관계자는 불참해 ‘반쪽자리’ 토론회가 됐다.
여의도연구원과 이재영 의원의 주최로 치러진 이날 토론회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김종석 여연원장, 권성동·박민식·신성범·오신환·신의진·이재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여당이 큰 관심을 드러낸 것에 비해 포털 측은 유봉석 NHN 미디어플랫폼 센터장,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가 참석 예정이었지만 돌연 전날 약속이라도 한 듯 불참의사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토론회를 주최한 이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자기네가 나오겠다고 사람까지 지정해놓고 막판에 어제 뒤집어엎었다”며 “그냥 회피하는 것 같다. 책임회피다”라고 포털을 비난했다. 그는 포털 측이 밝힌 불참이유에 대해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서 전날 의견이 나와서 그걸 토대로 자기네(네이버·다음)가 좀 더 연구를 해봐야한다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포털이 “건설적인 비판을 들으려는 자세가 안 돼 있다”며 답답해했다.
이 의원은 포털 뉴스서비스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포털의 비즈니스 모델인 인링크 프레임이 언론과 포털의 공멸을 불러올 수도 있다”면서 “이미 페이스북 등 또 다른 언론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지만 포털들은 올드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것을 고수하고 강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이 언론생태계의 변화를 거부하고 자신들의 수익구조를 고수하면서 포털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언론이 포털과 함께 고사당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그동안 포털의 왜곡된 시각과 선정적인 광고 등에 대해서 끊임없이 비판이 제기돼왔다”면서 “‘악마의 편집’을 통해 진실을 호도하거나 왜곡되고 과장된 기사를 확대 재생산해서 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제기되었던 ‘여당의 총선용 포털 길들이기’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여야 대표의 이름이나 부정적 기사 개수 등의 내용은 일체 언급되지 않았다. 패널들은 대형 포털들의 규모가 이미 대기업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과 포털들이 뉴스서비스를 통해 사실상 미디어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 집중했다.
이날 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한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은 대형 포털의 기사 운영·배열 원칙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는 자의적인 편집이 개입되면서 사람들이 좋아할 뉴스를 자의적으로 배열한다”면서 “네이버는 네이버대로 다음은 다음대로 그 방식이 있겠지만 그 방식에 대한 공개나 공정한 규칙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좌장으로 참석한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역시 구글과 네이버를 예로 들면서 “아웃링크와 인링크의 차이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웃링크 시스템은 기사의 검색은 허용하지만 기사 자체는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보게 한 구글의 시스템이고 네이버·다음 등은 언론사의 홈페이지가 아닌 포털 안에서 기사를 볼 수 있도록 한 인링크 시스템이다.
그는 “우리나라 포털은 뉴스를 포털 안에 가둬서 그 안에서 소비되게 한다”며 “가두리 양식”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포털의 알고리즘을 공개해 공정성을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