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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 뭉친 친노 지리멸렬 비노' 양계파 속살 드러내다


입력 2015.09.16 20:29 수정 2015.09.17 08:09        이슬기 기자

혁신위 논의 중앙위에 친노는 원로급 까지 총동원

안철수 불참 조경태 홀로 이의제기 민집모는 퇴장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의결하기 위해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한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의결하기 위해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조경태 의원이 회의를 공개로 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혁신안이 주류와 비주류의 난상토론 끝에 만장일치 박수로 통과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미소를 짓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큰일 낼 것처럼 그렇게 난리를 치더니 열 손가락도 안 모자라더라.”

새정치민주연합이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혁신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16일, 당내 한 핵심 관계자는 회의 중 퇴장한 비노계 의원들을 한 명씩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항상 그런 식 아니었나. 안 오려면 아예 한꺼번에 안와버리든가 누군 혼자 일어나고 누군 또 투표하고 완전히 지리멸렬”이라고도 했다.

앞서 비노계는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친노 패권주의’로 규정하고 직·간접적으로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주장해왔다. 특히 문 대표가 “혁신안이 부결될 경우 대표직을 내려놓겠다. 가결되더라도 대표직에 대해 재신임을 묻겠다”며 승부수를 던지자, 비노계는 “혁신안과 재신임을 연계하는 건 독재적 발상”이라며 중앙위의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중앙위에 불참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당내는 물론 언론 역시 계파 간 갈등의 ‘폭풍전야’ 또는 ‘대대적인 세 대결’이 펼쳐질 거란 전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실상은 딴판이었다. 또다시 구심점 없는 민낯을 드러내는 데 그친 것이다.

최근 문 대표를 향해 날선 공세를 펼치며 존재감을 재부각시킨 안철수 의원은 전날 중앙위 연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참을 선언하고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출입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오늘 중앙위는 혁신안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사실상 대표의 진퇴를 결정하는 자리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노계 의원 모임인 민집모(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 소속 김동철·문병호·최원식 의원은 중앙위에 참석한 뒤, 무기명 비밀투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중도 퇴장했다. 문 의원은 “대표의 진퇴가 걸린 인사 문제인데도 무기명 비밀투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투표에 응하지 않고 퇴장하겠다”고 말했고, 최 의원은 “혁신안에 반대하면 무조건 기득권이라고 몰아세우는 건 사실상 혁신이 ‘유신’이 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김 의원은 “오늘 안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예 오지도 않았다. 반대로 여기 온 사람들 대부분은 안건에 찬성하니까 기립이든 거수로 해도 무관한 사람들이다”라며 “비밀투표라면 충분히 여기서 반대할 수있는 분들이 공개이기 때문에 차마 반대할 수 없다. 이게 민주국가의 의사 진행 방법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이들 모두 중도 퇴장 외에는 이렇다 할 전략적 행동을 보이지는 못했다.

조경태 의원 역시 ‘나홀로 행보’를 보이는 데 그쳤다. 이날 김성곤 중앙위원회 의장이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려 하자 조 의원이 갑자기 손을 들고 일어나 “중앙위를 비공개로 전환하면 안된다. 이번 사안은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거취 문제가 포함돼있기 때문에 투명하게 공개로 진행해야한다”며 “모두가 보는 앞에서 공정하게 공개적으로 해야한다”고 항의했다.

이에 김 의장이 “중앙위는 관례상 그동안 비공개로 해왔다. 토론내용은 나중에 전부 있는 그대로 정리해서 언론에게 발표할 테니 협조해달라”고 제지했지만 조 의원은 공개 회의를 재차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자 표결을 거하며 회의 시작 25분여만에 퇴장했다.

그는 “혁신도 아닌 혁신안을 갖고 재신임 운운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4.29 재·보궐에서 안방까지 내준 참혹한 패배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는 혁신의 정점이 빠져있다는 의견도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무기명 투표가 아닌 거수식의 투표 방식은 옳지 않다. 혁신도 아닌 혁신안을 혁신안이라고 위장해서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려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표결 불참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날 회의석에서 조 의원을 제외하고는 무기명 투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론을 펼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조 의원에 따르면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문병호 의원 등이 투표 방식 전환을 요구하며 항의했으나, 중앙위에 앞서 당 안팎에서 ‘대대적인 세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던 추측은 빗나갔다. 소수의 의원이 표결에 불참하는 선에서 그친 것이다.

이에 대해 친노계 한 의원실 관계자는 “뭔가를 할거면 차라리 조경태가 일어나서 소리칠 때 다같이라도 일어나서 단체로 뭔가를 하지, 말은 다 뒤집어 엎을 것처럼 해놓고 결국 조경태 혼자 일어나서 몇 마디 소리치고 끝났다”며 “결국 비노계가 안되는 게 욕만 할 줄알지, 한쪽으로 뭉쳐서 뭔가를 확 보여줄 줄도 모른다. 안철수도 혼자 살겠다고 개인플레이나 하고, 그러니까 안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최근 건강악화설 등으로 불출마설까지 나돌았던 6선의 이해찬 의원이 중앙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당 일각에선 “역시 친노계 결집력 하나는 대단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친노계 안에서도 문 대표에 대한 평은 극명하게 엇갈리지만, 당내 세 싸움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일단 대표가 중앙위를 소집한 만큼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막강한 세 결집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노계 의원실 관계자는 “몇 명 빠져도 계속 300명이 넘었고 400명 가까이 됐다던데, 이렇게 인원이 많다는 건 친노계에서 올 사람은 다 왔다는 거 아니겠나”라며 “인원이 많다는 건 오늘 혁신안은 그냥 통과된다는 뜻이다. 구심점이 될 사람이 없으니 각자도생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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