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살리자"며 만든 '엑소숲'에 팬들이 달려들어서...
트리플래닛, 연예인 숲조성 사업시작해 '연평해전' 등 사회 이슈 숲조성
김형수 대표 "연평해전 숲조성, 영웅이 영웅대접 못받는 것 안타까웠다"
연예 및 국내외의 주요 사회적인 이슈, 모바일 게임 등을 ‘나무심기’와 연결해 사업을 벌이고 있는 청년 사회적기업 ‘트리플래닛’.
여러 유명연예인 숲과 세월호·연평해전 숲 등을 조성하고 있는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28)에게 “도대체 기업 정체성이 뭔가”라고 물었더니 “환경보호”라는 진부한 답변이 돌아왔다. 답변은 진부했지만 그가 이끌고 있는 트리플래닛의 사업은 독창적이다.
현재 트리플래닛은 ‘나무심기’라는 기업 미션에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 사회를 꿰뚫는 주요 이슈, 사회적 담론까지 녹여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대중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환경보호 활동을 벌이고 있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무를 심을 수 있는 즐거운 방법을 만들자”는 기업 미션이 더욱 눈길을 끈다.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 정부 등 해외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 안에 나무를 심고 싶다는 얘기들이 많았어요. 사람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자꾸 무엇인가를 남기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 가족, 그리고 연인을 위해 나무를 심고 싶어하는 것이죠. 저는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았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나무심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나무심기를 진행하기 위해 스마트폰의 게임앱과 연예인 숲 조성 사업에 힘을 기울여왔다. 특히 연예인 숲 조성 사업은 대중의 자발적인 ‘나무심기’ 운동 및 환경보호 활동까지 이끌어냈다.
'나무심기'에 엔터테인먼트 가미해 대중 참여 이끌어
김 대표는 지난 22일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연예인 숲이 잘 조성되다보니 생각지도 않은 지역 사회의 파급효과도 생겼다”면서 “연예인 이름을 건 숲이 생기니, 일본·중국 관광객이 연예인 숲을 찾고 해당 지역의 상권도 살아났다. 그룹 ‘신화’ 숲은 강남구 후미진 곳에 만들어 놨는데 그곳으로 관광객이 몰려 인근 파출소 경찰들이 깜짝 놀란 일화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조성된 신화 숲에는 국내 팬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 한류문화를 접한 외국인 팬들이 찾아온다. 강남 개포동의 찾아오기 힘든 지역에 조성됐지만 ‘팬심’으로 길을 찾아 신화숲을 찾아온다.
그들은 숲을 찾아와 신화 멤버 팻말이 걸린 나무들을 어루만지거나 메시지를 적은 리본을 나무에 매달고 인근 쓰레기를 줍기도 한다. 특히 신화가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업체의 치킨을 주문해 그 장소에서 먹기도 한다. 환경보호와 지역 관광·경제 활성화 등 1석 2조의 효과를 본 셈이다.
스타를 생각하는 ‘팬심’ 때문에 웃지 못할 부작용도 생긴다. 올해 여름 서울강남 대치동에 조성된 남자 그룹 ‘엑소’의 멤버 시우민의 숲1호에는 많은 팬들이 찾아가 나무에 필요 이상의 영양제를 꽂아놓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그 나무는 영양과다로 죽어버렸다.
김 대표는 “엑소 숲이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인데 팬들이 나무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연예인 숲에 찾아가는 팬들은 크리스마스때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만들어 놓기도 하고 쓰레기도 줍고 물도 준다”면서 “연예인들에게도 반응이 좋은데, 김우빈 씨는 숲 조성을 위해 500만원을 쾌척했고, 로이킴 씨는 자신의 숲 안에 정자를 조성하는 금액을 후원했다. 티아라 숲에는 티아라가 직접 와서 노래도 부르고, 식목일 노래도 불렀다”고 말했다.
"연평해전 숲 조성, 영웅이 영웅대접 못받는 점이 안타까워서..."
최근에 트리플레닛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국내의 주요 사회적 이슈를 ‘나무심기’와 접목해 진행했기 때문이다. 최근 트리플래닛은 ‘세월호 기억의 숲’, ‘연평해전 영웅의 숲’,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 등 굵직한 ‘메모리얼숲’ 조성에 나섰다.
김 대표는 “최근 우리가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메모리얼숲’이다. 사람들이 기억해야 하고, 기억하고 싶은 것을 숲으로 남기는 작업”이라면서 “다만 이러한 사회적 이슈를 숲 조성 사업으로 옮기기 전에 정치적 중립적인 사안으로만, 그리고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이런 숲 조성의 목적은 치유와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10월에 조성되는 ‘연평해전 영웅의 숲’에 대해서는 “영웅이 영웅대접을 받지 못하는 점이 안타까웠다”라면서 조성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회가 성숙한 곳은 군인, 소방관, 경찰들을 존중해주고 영웅대접하고, 박수까지 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면서 “무시할 때도 있고, 부려먹을 때도 있다.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연평해전이 그동안 평가절하돼 있었다고 생각했다. 군인들의 죽음도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고, 노고를 치하하지도 못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해전 영화도 개봉하면서 정치적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정치적인 사안이기 보다는 그저 청년들이 죽은 안타까운 현장, 그들의 죽음으로 인해 힘들어진 유가족들의 삶이 가슴아팠다”면서 “연평해전 숲 조성을 통해 가족들이 치유받고, 참수리 승조원들이 영웅대접을 받을 수 있다면, 그래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겠다는 사람들이 또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세월호 기억의 숲’의 경우에는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헵번 씨가 세월호 참사를 접하고 직접 트리플래닛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진행되게 됐다. 헵번 씨는 당초 나무심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방법을 찾던 도중 미국의 사회적 기업인증기관에 등록돼 있는 트리플래닛을 찾아내 먼저 연락을 취했다는 후문이다.
일제에 의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숲인 ‘소녀들을 기억하는 숲’은 365MC라는 여성병원의 제안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 상태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전쟁, 자연재해, 난민 문제 등 국제적인 사회적 이슈도 다뤄보려고 한다”면서 “모두 다루기 어려운 이슈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내에 진행하는 숲 조성은 네팔의 지진 피해자들을 기리는 숲 조성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국내적으로는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열악한 상황에서 근무하고 있는 소방관들의 아젠다가 남아있는데, 우리가 얼만큼 해당 이슈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차츰차츰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청년들, 돈 보다 사회적 기여하고 싶은 욕구 많아"
이처럼 환경사업을 활발하고 참신하게 벌일 수 있는 원동력은 젊고 참신한 구성원들로부터 나온다. 실제 트리플래닛 직원 10명의 평균 연령은 20대 후반이다. 최연소 직원의 나이는 25, 최고령자의 나이는 34에 불과하다.
이들의 급여는 일반 기업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구성원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만족감과 존재감을 스스로 갖게 하면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세계 10개국에서 벌이고 있는 숲 조성 사업, 미국에 수출한 게임 애플리케이션인 ‘트리스토리’ 등 해외에서도 나무심기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강하다. 중국 버전의 애플리케이션도 준비 중이다. 이미 회사의 매출 30%가량이 중국에서 창출될 만큼 트리플래닛에 대한 해외의 반응도 뜨겁다.
김 대표는 “일을 하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만족의 종류가 있다. 돈만 버는 일이라고 하면 돈을 많이 줘야 하지만 우리가 얻는 만족의 수준은 사람들을 도우면서 얻는 ‘나’라는 자신의 존재감이다. 자아실현의 만족감이 더 큰 행복”이라면서 “급여수준도 동종 업계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인 영역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의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선배들한테 배운 점은, CEO는 우수하고 좋은 인력이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된다는 것이고, 트리플래닛은 앞으로도 우수한 내부인력에게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족감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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