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의 세번째 카드 '내부자들'의 변수?
협박 사건 후 복귀작 줄줄이 성적 저조
새 영화 개봉 확정, 그 결과에 '이목'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시작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 영화가 엄청난 흥행을 이뤄내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이름값은 했다. 이병헌 역시 주요 출연진이라기 보단 한 포인트를 담당하는 캐릭터로 짧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50억 협박 사건 이후 한국 영화팬들과 다소 사이가 멀어진 이병헌의 스크린 복귀 시작점치곤 그리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기대작 ‘협녀 : 칼의 기억’이었다. 블록버스터 무협 영화로 이병헌과 전도연, 그리고 김고운이 호흡을 맞춘 기대작이었던 ‘협녀’는 매우 초라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극장가를 떠났다. 이병헌 악재 때문이라기 보단 영화 자체가 대중의 손길을 받기에는 다소 모자람이 있었다.
이제 이병헌의 세 번째 카드가 꺼내 질 차례다. ‘협녀’와 마찬가지로 이병헌이 50억 협박사건에 휘말리기 전에 촬영이 끝난 영화다. 바로 그 영화는 ‘내부자들’. 50억 협박 사건으로 이미지가 크게 추락하는 악재를 겪은 뒤 국내 활동을 전면 중단한 이병헌은 그 전에 촬영해 놓은 두 영화 ‘협녀’와 ‘내부자들’의 흥행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이미 ‘협녀’가 아쉬운 흥행 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제 ‘내부자들’이 남았다. ‘내부자들’이 엄청난 흥행 성적을 기록할 경우 이병헌의 국내 영화계 복귀는 가속화 될 수 있다. 반면 이번에도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기록할 경우 이병헌은 여전히 50억 협박 사건의 악재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일 우려가 크다.
11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내부자들’은 다음 날 8일 제작보고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과 원작 웹툰의 윤태호 작가가 참가하며 조승우 백윤식 등 출연진도 참가한다. 그리고 이병헌 역시 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다.
이병헌은 ‘협녀’ 제작보고회에도 참석했다. 50억 협박 사건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선 터라 이날 이병헌은 별도로 해당 사건에 대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날 이병헌은 “함께 영화 작업을 했던 스태프와 관계자들에게 죄송하다”며 “어떤 비난도 감당해야 하고 나 때문에 그분들의 노고가 가려지지 않길 바란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병헌의 50억 협박 사건으로 인해 ‘협녀’가 예정된 일정에 개봉하지 못하고 다소 늦게 개봉하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향후 홍보 일정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황야의 7인' 촬영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던 터라 제작보고회에만 참석하고 다시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내부자들’ 제작보고회다. 이미 ‘협녀’ 제작보고회를 통해 50억 협박 사건에 대한 공식 발언을 한 만큼 이번에는 영화 홍보 자체에만 주력하면 된다. 과연 이번에는 영화 홍보 차원에서의 TV 방송 출연이나 언론 인터뷰 등의 홍보 일정에도 적극 참여할 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내부자들’의 배급사 쇼박스 측은 이병헌의 홍보일정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병헌의 향후 국내 활동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 영화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 드라마다. 지난 2012년 ‘한겨레 오피니언 훅’에 연재되다가 중단된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 ‘내부자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윤태호 작가는 엄청난 인기를 불어 모은 드라마 ‘미생’의 원작 웹툰 작가이기도 하다.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등 스타성과 연기력을 두루 갖춘 남자 배우 셋이 출연해 대박 가능성이 큰 영화다.
비록 ‘협녀’가 흥행 성적은 기대 이하였지만 이병헌은 여전히 빼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관계자들은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등 세 배우가 워낙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이들인 데다 원작 ‘웹툰’ 역시 탄탄한 터라 상당히 기대되는 작품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내부자들’에서 이병헌은 대기업 회장과 정치인에게 이용당하다 폐인이 된 정치깡패 ‘안상구’ 역을 맡았다. 상당히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 기대되는 캐릭터다.
한편 이병헌은 최근 국내에서 새로운 CF 출연 계약을 성사시키며 본격적인 국내 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넷마블이 이병헌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모바일 대작 RPG(역할수행게임) ‘이데아’의 홍보모델로 선정한 것.
넷마블 측은 “‘지.아이.조’ 시리즈와 ‘레드2’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등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월드스타로 자리매김한 이병헌의 이미지가 월드 클래스급 스케일과 강한 액션성이 돋보이는 ‘이데아’의 게임성과 잘 부합한다고 생각해서 홍보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CF 업계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가장 중시한다. 이런 까닭에 CF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계약 기간 도중에 이미지가 추락하는 사건이 불거지면 위약금을 내는 내용이 추가되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구설수에 오른 연예인들이 가장 늦게 다가가는 영역이 바로 CF다. 배우는 연기 활동, 예능인은 방송 활동, 가수는 새 음반 활동 등으로 연예계로 컴백한 뒤 그 후유증을 다 극복한 뒤에 CF 업계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곤 한다.
이병헌 역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와 ‘협녀’를 통해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그렇지만 이들 영화는 모두 50억 협박 사건 이전에 촬영된 영화들이다. 50억 협박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지만 국내 무대가 아닌 할리우드 등 해외 영화계였다. 아직 국내에서 새로운 드라마나 영화 등 연기 활동 재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CF에 출연하게 된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넷마블 측의 설명처럼 이병헌은 ‘지.아이.조’ 시리즈와 ‘레드2’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등 할리우드 대작 영화를 통해 월드 스타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런 월드스타의 이미지가 월드 클래스급 스케일을 자랑하는 ‘이데아’의 이미지와 부합된 것이 CF 모델 선정의 이유다. 그렇다면 이번 국내 CF 업계 복귀 역시 국내 무대 활동이 아닌 해외 무대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로 볼 수 있다.
물론 50억 협박사건 이전에도 이병헌은 국내 무대보다는 해외 무대 활동에 더 집중해 왔다. 그런 모습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아직 할리우드에서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한 상태는 아니다.
좋은 영화에 연이어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그 역할은 다소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선 한국 영화계에서 최고 수준의 배우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는 게 이병헌의 할리우드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국내 무대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과연 ‘내부자들’이 흥행에 성공하며 이병헌의 국내 무대 복귀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어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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