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에 중고차 가격도 '뚝'
추가 하락폭 최대 4.05%…매입가 계속 떨어져 추가 하락 불가피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국내 중고차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차량가치 하락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차를 하루라도 빨리 처분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기 시작한 것이다.
2일 SK엔카닷컴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불거진 지난 21일부터 30일까지 폭스바겐 차량 매물 가격을 낮춰 조정한 비율은 35%다.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아울러 가격 하락 조정 횟수 역시 일 평균 140건으로 평소(60~70건)보다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는 폭스바겐 매물이 판매되지 않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중고차 딜러의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하락폭은 차종에 따라 최대 4.05%p로 조사됐다. 하락폭이 가장 큰 7세대 골프 1.4 TSI 프리미엄의 9월 평균 가격 하락폭은 1.65%다. 배출가스 조작 파문 이후 가격 하락폭은 5.7%로 이전보다 4.05%p 더 떨어진 셈이다.
예컨대 9월 7세대 골프 1.4 TSI 프리미엄 매물 가격을 1000만원으로 조정했는데, 이번 사태로 이 가격에서 40만5000원을 더 내렸다는 얘기다.
폭스바겐 차종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줄었다.
지난 8월 21일부터 30일까지 폭스바겐 차종의 매물 클릭 수는 하루 평균 대당 30건이다. 하지만 배기가스 조작 파문 이후 23건으로 약 23.3% 감소했다. 아우디 A3의 매물 클릭 수도 같은 기간 하루 평균 대당 37.4건에서 36.2건으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BMW의 매물 클릭 수는 대당 39.8건에서 45.7건으로 증가하였다.
SK엔카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 폭스바겐 잔존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퍼져있다"며 "중고차 가격에 선행지수로 볼 수 있는 딜러 매입가도 떨어지고 있어 추가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BMW 등 다른 독일차와 달리 폭스바겐 차종만 클릭 수가 감소한 것은 소비자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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