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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의 '우선추천제'? 당내 "매번 칼 뽑다마나"


입력 2015.10.05 16:31 수정 2015.10.05 16:35        전형민 기자

'우선추천'지역 기준 놓고 계파간 '또' 논쟁 벌어질 듯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잠정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도입을 두고 청와대와 친박계의 반발로 새누리당이 심한 내홍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지난 9월 30일 국회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등 총선룰과 선거구 획정 등의 논의를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며 출사표를 던졌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헌에 적시된 ‘우선추천지역’제도를 거론, 사실상 청와대의 '안심번호제'거부에 또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김 대표 입장에서는 청와대와 경색 관계를 유지해 내년 총선에 득이 될 게 없으니 한 발씩 양보해 접점을 찾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매번 칼을 뽑다 마는 엉거주춤한 자세에 비박계는 물론이고 중도입장의 의원들 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5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헌당규대로 하면, 공천을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싸울 일도 없고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당헌·당규에 따르는 모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후퇴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우선추천지역’제도는 당초 본인이 주장하고 당론으로 확정했던 ‘오픈 프라이머리’와 ‘안심번호 활용 국민공천제’보다 더 뒤로 물러섰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추천지역’제도는 지난해 2월 개정된 새누리당 당헌 103조에 등장한다. 여성,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 추천지역, 공모 신청 후보자가 없거나 신청자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지역 등에 대해서 중앙당이 공천에 관여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다.

김학용·김성태 "우선추천과 전락공천은 전혀 다르다" 적극 해명

당장 김 대표의 측근들은 적극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김 대표의 핵심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5일 라디오에 출연해 “(우선추천지역은) 전략공천은 배제하되 당헌·당규 상에 두고 있는 것(우선추천지역)은 존중한다는 말”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새누리당 당헌·당규를 보면 전략공천은 완전히 들어내 놓았다”면서 “다만 그런 (우선추천) 지역의 경우 경쟁력 있는 사람을 공천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 대표의 발언이 ‘전략공천’을 의미한 게 아니라 당헌·당규를 지키겠다는 의도로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그는 또 경선 여론조사에서 당원 참여 비율에 대해 “당헌·당규에 50%로 돼 있는 국민참여 부분을 당연히 늘려야 되지 않겠느냐”며 “새누리당의 모든 구성원의 의사·의견을 무시하겠다는 게 아니다”고 전했다. 이 역시 100% 국민 여론조사를 통한 안심번호 도입 국민공천제를 주장하던 모습보다는 사뭇 전향적이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도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도중 기자들과 만나 “‘우선추천지역’제도를 만든 취지는 취약한 지역에서 현실적으로 선거에 나와서 당선 될 가능성이 전무한 부분에 한해서 우선추천지역을 하기로 한 것”이라며 “다시 말씀드리면 아주 특수한 경우에 한해서만 (우선추천지역제를)하고 이 부분도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해 ‘우선추천지역’은 ‘전략공천’과 다르다는 설명에 열을 올렸다.

홍문종 "'우선추천제'는 전략공천 가미"

반면 친박계는 김 대표의 ‘우선추천지역’제도 발언에 환영의 입장을 밝히는 모양새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우선지역추천에 대해 유정복 전 인천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경선 과정을 예로 들고 “상향식 공천제에 전략공천 요소가 가미됐다”며 “본인들이 인천시장이나 제주도지사에 나서겠다고 한 게 아니라 당에서 삼고초려해 모셔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후보가 된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당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해서 공천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사무총장을 지낸 당시 (남경필·원희룡·유정복) 공천에 관여했는데 어느 누구도 상향식 공천제도로 인해서 이 분들이 후보가 되었다는 데 대해서 이의를 달지 않았다”면서 “우선추천제라는 우리 당헌 당규에 있는 방법을 가미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우선추천지역’제도보다 '전략공천'에 더 방점을 둔 셈이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우선추천’제도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야지’라는 지적이다. 여성,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공모 신청자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하는 기준과 그 근거가 논란거리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기준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공천학살’로 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장 최근 청와대발 ‘TK 물갈이론’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TK 지역 초·재선 의원들에 대해서도 비박계는 ‘잘하고 있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는 반면 친박계는 ‘경쟁력 있는 인사가 공천돼야 한다’는 등 사실상 계파 간의 경쟁력 평가가 완전히 엇갈린다.

또한 지난 9월 30일 의원총회에서 한 의원이 당헌·당규에 명시된 ‘우선추천지역’ 제도를 거론하자 “그런 이야기 함부로 하지 말라”던 김 대표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우선추천지역’제도를 직접 거론한 것은 ‘조삼모사’라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중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의총에서 그 난리 쳐놓고 결국 (전략공천을) 수용한 것 아니냐”며 “그 때는 일관되게 전략공천은 없다고 말해놓고 이제 와서 '우선공천제'는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 비꼬았다.

한편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으로 5일 출범 예정이던 공천룰 특별기구는 결국 인선 문제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무산됐다. 김 대표는 위원장으로 그동안 공천실무를 맡아온 황진하 사무총장이 당연하다는 반면 친박계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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