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정상회담, 박 대통령 "통일 뿐 아닌 경제 협력도"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 방한, 태양광·자동차부품 등 협력 분야 확대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요하임 빌헬름 가우크 독일 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협력 뿐 아니라 경제, 과학기술, 문화 등 다방면에서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가우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과 독일은) 분단과 통일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고, 유럽연합(EU) 최대 교역 상대국인 독일에 대해 남다른 유대감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특히 "평소 한반도 통일에 대해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고, 올해 한반도 분단 70년, 독일 통일 25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방한해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도라산역과 DMZ(비무장지대)도 방문하고, 탈북민들도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통일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가우크 대통령은 "한국에서 제가 경험하게 될 모든 일에 대해서 아주 흥미진진하게 기대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환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국은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아주 심각한 분단을 겪고 있다"며 "이런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우리가 같이 생각해야 할 것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한반도 통일이 이루어질 것인가란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3월 26일 박 대통령의 독일 방문으로 이뤄진 첫 만남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2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당시 박 대통령은 가우크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한 바 있고 이번 방한은 답방 형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독일은 태양광, 자동차부품, ICT 등의 분야에서 공동 연구개발(R&D)을 확대키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양국은 가우크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자동차+IT 융합기술 교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독일 BMW가 필요로 하고 있는 차내 전자부품, 스마트카 사물인터넷(IoT), 전기차 등의 분야와 우리나라 전자부품연구원이 강점을 갖고 있는 자동차 IT, IoT, 부품 센서 등의 분야 간 기술교류를 약속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양국 중소기업이 개발중인 태양광, 자동차부품, ICT 등 기존 협력 분야를 확대하고 협력사업도 지속적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아울러 독일 산업전략인 '인더스트리 4.0'과 한국의 '제조업 3.0'의 연계를 위한 양국 관련 부처 및 기관들의 협력채널도 확대키로 했다. 독일은 2012년부터 전통 제조업에 ICT를 융합하는 인더스트리 4.0을 추진 중인데 독일이 강점을 갖고 있는 설비제어기술과 한국의 ICT를 융합한 스마트공장 기반기술 간 협력 여지가 크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양국은 또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산학연 협력 네트워크도 확충할 계획이다. 양국은 이미 지난해 9월 독일 소프트웨어(SW) 기업인 SAP의 하쏘 플래트너 회장의 박 대통령 접견을 계기로 '판교 SAP 디자인씽킹 혁신센터'를 구축키로 한 바 있다.
양국은 '과학과 혁신'을 주제로 한 600여명 규모의 '한·독 과학혁신 컨퍼런스'를 오는 13일 열어 과학기술 분야의 파트너십을 증진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한·독 교역규모는 289억달러로 2009년 대비 36.9% 증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독일 수출은 76억달러로 같은 기간 13.6% 감소한 반면 수입은 56.9% 증가한 213억달러로 늘어 독일과의 교역에서 지난해 137억달러의 적자가 발생한 상황이다.
청와대는 또 10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비즈니스 포럼'과 50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 등을 통해 양국 기업의 상호 시장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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