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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뒤에서 알짱대는 김여정 "나 2인자라니까!"


입력 2015.10.13 08:19 수정 2015.10.13 08:35        박진여 기자

전문가 "김여정, 과분한 권력과 자신의 업적 과시하기 위해 카메라 의식"

지난 10일 열린 북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주석단을 배회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과 관련, 김여정이 얼굴 없는 2인자, 즉 김정은의 실세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YTN 뉴스 화면 캡처

지난 10일 열린 북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여동생 김여정이 주석단을 배회하는 등의 '돌발행동'이 포착된 것은 김여정이 얼굴 없는 2인자, 김정은 정권의 실세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부부장 직급으로 알려져 주석단 명단에 오르지 못한 김여정은 지난 10일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생중계된 열병식 행사에서 주석단에 올라 연설 중인 김정은 뒤를 배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보도된 영상을 보면 김여정은 김정은이 연설중임에도 주석단 위를 왔다갔다 걸어 다니며 고개를 돌리는 등 ‘돌발행동’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김여정은 김정은을 보필하는 유일한 '백두혈통'이자 '살붙이'로 사실상 모든 분야에 개입할 수 있는 북 권력 실세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어떤 행동을 보여도 용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12일 ‘데일리안’에 “김여정은 직책이나 주석단 서열과는 관계없이 김정은 바로 다음 실세로 사실상 언제든 모든 일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동열 원장은 “북한 내에서 누가 감히 김정은 연설하는데 왔다 갔다 할 수 있겠느냐”며 “그게 가능한 것 자체가 김여정의 북한 내 명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같은 날 본보에 “김정은 뒤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건 김여정 뿐”이라며 “김여정은 북 권력에서 2인자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2인자”라고 견해를 밝혔다.

김여정은 과거에도 북 주요행사에 등장해 ‘돌발행동’을 연상케 하는 자유분방한 모습들을 보인 바 있다.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의 장례식을 통해 북 매체에 처음 등장한 김여정은 이듬해 7월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 참여해 혼자 화단을 넘어 다니거나 경례를 하는 김정은을 보며 웃는 모습 등이 포착되기도 했다.

아울러 안찬일 소장은 김여정이 ‘돌발행동’을 보이는 것에 대해 “김여정의 의도된 작품”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안찬일 소장은 “(김여정) 현재 28살로 과분한 권력을 거머쥐었고, 이 모든 작품을 자신이 만든 것이라고 과시하기 위해 카메라를 의식해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렇게라도 카메라에 등장하지 않으면 김여정의 존재가 (안 알려졌기에) 무의미하다는 말. 김여정 스스로 존재부각을 위해 의도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소장은 “김여정은 우리로 따지면 비서실장 격으로 김정은의 의전, 경호, 홍보 이 모든 걸 총 관리하는 서기실장이란 것을 스스로 과시하고 싶은 것”이라며 “정면에 나설 수는 없기에 뒤에서 그렇게나마 자기존재를 과시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안 소장은 김여정이 나타났다가 사라질 때 옆에 있던 김창선 국방위원회 서기실장(우리의 청와대 비서실장 격)이 김여정이 지나가자 깍듯한 태도를 취하며 자리를 비켜주는 모습에서 김여정의 높은 지위를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본보에 “김여정이 주석단 위에서 왔다갔다 한 일은 ‘돌발행동’이 아닌 당연한 일”이라며 “우리도 어떤 행사에서 대표가 앞에 나설 때 뒤에서 사무국장이나 실무진들이 행사진행을 조절하듯 김여정도 뒤에서 그런 역할을 한 것으로 북 주민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서 사무국장은 언론에서 김여정의 이 같은 행동을 ‘돌발행동’이라 규정하며 과거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이 김정은 연설 도중 졸다가 숙청당한 것과 함께 엮는 것에 대해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선을 긋고 나섰다.

서재평 사무국장은 “현영철은 졸아서 숙청된 게 아니라 당시 김정은 마음에 들지 않는 언사 등으로 밉상 이미지가 돼 (숙청된 것)”이라며 “과거 김정일도 김경희가 알코올 중독에 걸려도 철저히 보호하고 끝까지 지켜줬고, 남편 장성택과 별거상태라는 것 알면서도 명색이 매제였기 때문에 보호해줬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여정이 김정은 연설 도중 주석단을 배회한 것이 설령 ‘돌발행동’이라 하더라도 현재 북에서 김정은을 보필하는 유일한 살붙이이기에 주의를 받더라도 집에 돌아가면 오빠동생하는 사이”라며 “김여정이 아무리 큰 실수를 하더라도 반역을 하기 전에는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해 안찬일 소장도 “몇 가지 말실수와 어떤 실수 하나가지고 숙청할 수는 없다”며 “현영철이 졸았다는 것이나 장성택이 박수를 건성건성 쳤다는 것은 단적인 증거인거고, 그만큼 김정은에 대한 반역적 언사를 했기에 숙청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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