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기 들고 등장한 북 핵배낭 부대 '진짜 정규군'?
전문가들 "얕봐선 안돼" vs "속 빈 강정" 이견
지난 10일 열린 북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이른바 ‘핵배낭’ 부대가 부대기(깃발)를 치켜들고 등장한 것과 관련, 핵 배낭 부대가 부대급으로 정규화, 조직화됐다고 봐야한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다양한 신무기를 비롯, 50개 종대의 퍼레이드를 선보였다. 특히 방사능 표식이 그려진 핵배낭을 멘 특수부대가 1개의 종대를 이뤄 부대기를 앞세워 등장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13일 ‘데일리안’에 “핵배낭 부대가 부대기를 앞세워 퍼레이드를 한 것은 (새로운) 핵부대가 부대급으로 조직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의 핵무기 실력을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 소장에 따르면 이번 열병식에 핵배낭 부대가 앞세운 부대기는 새로운 부대가 창설될 때 수여하는 깃발로 북한 내 어떤 형태로든 핵부대가 부대급으로 조직화됐다는 설명이다.
안 소장은 “핵배낭 안에 실제로 핵무기가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과거 트럭에 핵배낭 병력을 몇 명 태워 맛보기로 보여줬을 때와는 다르다”며 “한개 종대를 형성해 부대기를 들고 나온 것은 연대, 여단급 이상 내지는 (정규)부대가 창설됐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소 3000명 이상의 부대가 형성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북은 지난 2013년 정전협정 체결일(전승절) 60주년 열병식을 통해 핵배낭 부대의 존재를 처음 알렸다. 당시 북은 군용트럭을 이용해 핵배낭 부대의 행진을 연출하며 핵 소형화를 시사한 바 있다.
반면 북한의 핵배낭 부대는 위기심 조장용일뿐 ‘속 빈 강정’이라는 분석들이 지배적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본보에 “핵배낭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며 “방사능 표식만 그려넣으면 사람들이 놀라 호들갑 떨 것을 알고 (계속) 내세우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 역시 “배낭 안에 핵무기가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그저 ‘보여주기’용으로 꺼낸 카드”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서재평 사무국장은 “북 핵배낭은 미국도 한국도 아닌 철저히 북 주민들에게 보이기 위한 선전용”이라고 해석했다.
서 사무국장은 “북 당국이 주민들에게 ‘우리를 없애려 하는 미 제국주의에 맞서기 위해 우리가 허리띠 졸라매서 국방 분야에 많이 쏟아 부을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발전된 무기를 보여주려 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의 사상 정신적 고양, 즉 가난하지만 미국에 맞설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선전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핵배낭이라고 유치원 배낭만한 걸 들고 나왔는데 세계 과학기술로도 현재 가능하지 않은 일을 국제사회가 믿지 않을 것이란 걸 알기에, 정보가 차단돼 아무것도 모르는 북 주민들을 상대로 선전하는 것”이라고 근거를 더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의 폐쇄된 구조상 아무리 외부 라디오를 듣고 한류가 흘러들어갔다고 해도 과학기술이나 무기에 대한 정보가 세세하게 방송되는 것은 아니기에 북 주민들이 북 당국이 의도한 메시지에 잘 먹혀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북한 김 씨 일가가 직접 참여한 행사인 '1호 행사'에는 일체의 무기나 총알을 소지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북한 열병식에 등장하는 무기들은 모두 모형이라는 관측도 있다.
1호 행사에는 근접 경호 부대인 호위총국 행사과 소속 군관들만이 실탄을 휴대할 수 있다. 따라서 열병식에 등장하는 무기는 모두 철이나 쇳덩이, 혹은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만든 훈련용 모형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지난 2013년에 이어 핵배낭 부대를 또 다시 등장시킨 것은 핵 소형화를 위해 꾸준히 그 단계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핵실험을 비롯해 핵 관련 무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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