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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판 미생' 청춘FC-K리그 챌린지 대결이 남긴 것들


입력 2015.10.15 13:41 수정 2015.10.16 10:21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14일 잠실종합운동장서 일부 반대 속에도 예정대로 치러져

청춘FC 도전 가치 조명..K리그 챌린지 높은 수준도 확인

청춘FC 선수들에게나 K리그 챌린지 선발팀 선수들에게나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은 경기였다. ⓒ 프로축구연맹

‘축구판 미생’ 청춘FC와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의 친선경기가 4000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14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졌다.

한때 축구를 포기했다가 KBS 2TV ‘청춘FC 헝그리 일레븐’을 통해 다시 한 번 직업 축구선수로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청춘FC 선수들은 그동안 많은 축구팬들과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고운 시선만 받았던 것은 아니다. K리그 챌린지가 막바지 순위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시기에 이 경기가 추진되고 성사된 것을 두고 축구 전문 미디어와 K리그 챌린지 구단 서포터즈들을 중심으로 강한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홍보효과라는 과실을 내세운 방송사와 이 같은 방송사의 ‘갑질’에 프로축구연맹이 리그의 자존심을 내팽개치고 선수들을 혹사와 부상 위험에 내몰았다는 비판이었다. 서포터즈나 축구 팬들이 염려했던 다른 한 가지는 이번 경기에서 어쩔 수 없이 K리그 챌린지 선수들이 ‘악역’ 내지는 ‘들러리’로 전락할 것이라는 문제였다.

이에 지난 9일에는 K리그 챌린지 7개 구단 서포터즈가 K리그 챌린지 선발팀과 청춘FC의 친선경기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단체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경기는 예정대로 추진됐고 예정대로 펼쳐졌다. 앞서 열린 청춘FC의 연습경기 때와는 달리 이날은 5000원의 입장료가 있었고, 평일 낮 펼쳐지는 경기였음에도 4000명을 훌쩍 넘는 관중들이 5000석 규모의 경기장 가변좌석을 거의 채웠다. 청춘FC 선수들에 대한 높은 관심이 드러난 장면이다.

이날 청춘FC와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의 친선경기는 KBS2TV를 통해 생중계 됐다.

자사의 예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이벤트성 경기라고는 하지만 전후반 90분을 소화하는 정식 경기였음에도 KBS는 일반적인 축구경기 중계 때와는 달리 경기 전 양팀의 라커룸에서 감독과 선수들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앞선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K리그 챌린지와 이에 속한 구단들, 그리고 선수들을 소개하는 데 상당히 공을 들였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청춘FC의 마지막 공식 경기가 킥오프 됐다. 그리고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전후반 90분이 흘러갔다. 결과는 예상대로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의 승리였다.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은 후반 2골을 몰아치며 2-0 승리를 거뒀다. 경기결과도 경기결과지만 내용도 완벽한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의 완승이었다.

K리그 챌린지 선발팀 선수들이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에도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청춘FC 선수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는 경기였던 만큼,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청춘FC보다 오히려 조직적으로도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K리그 챌린지 선발팀에는 골키퍼 김영광을 비롯해 신형민, 김재성, 신광훈 등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서 A매치를 치른 경험이 있는 정상급 클래스의 선수들이 즐비했다.

경기장에 운집한 많은 관중들은 청춘FC 선수들의 특별한 활약과 그에 따른 깜짝 놀랄 만한 결과를 기대했을 지도 모르지만 이날 경기는 앞서 청춘FC가 치렀던 경기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경기였고 그런 차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경기 내용이나 결과에서 큰 이변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와 같은 냉정한 현실을 K리그 챌린지 선발팀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고스란히 보여줬다.

어찌 보면 이번 경기에서 완승을 거둠으로써 확실한 악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 청춘FC와의 경기에서 보는 이들에게 스스로 들러리가 되지 않고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길이라는 생각이 K리그 챌린지 선발팀 선수들의 인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반면, 청춘FC 선수들은 경기 내내 마지막 경기라는 부담감에다 지상파 방송을 통산 생중계라는 환경이 주는 중압감에 짓눌려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수 많은 위기에서 선방을 펼친 두 명의 골키퍼가 가장 돋보였다.

경기 중 K리그 챌린지 선수가 앞으로 있을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의 부상을 당하는 등의 우려했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기 전 교체선수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함에 따라 선수들의 출전시간도 적절히 조절이 되면서 이날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앞으로 K리그 챌린지 리그 일정 소화하는 데고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 앞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혹시나 발생할지도 모를 위험 상황에 대한 지적을 통해 우려했던 상황의 발생을 예방한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바람직스러운 결과는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의 수준이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과 K리그 챌린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얼마나 훌륭한 능력을 가진 선수들인지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확인시켰다는 점이다.

그동안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을 TV화면을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그들의 근황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점도 K리그 챌린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청춘FC의 마지막 공식경기는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볼 때 청춘FC 선수들에게나 K리그 챌린지 선발팀 선수들에게나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은 경기였다.

다만,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는 방송사의 입장에서 이번 경기 일정을 좀 더 미리 준비하고 추진했다면 불필요한 논란이나 불협화음 없이 잔치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경기를 치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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