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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전쟁에 일사불란도 잠시, 새정치 다시 내전?


입력 2015.10.19 23:03 수정 2015.10.20 10:08        이슬기 기자

연판장에 의총 소집 요구에 '오픈프라이머리' 두고 내홍 재점화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에 임명된 조은 동국대 교수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잠복해있던 새정치민주연합 ‘공천 내분’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표가 당내 비주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 ‘현역 의원 20% 물갈이’를 지휘할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직에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임명하면서 잠시나마 가려있던 당 내부의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뿔난 비주류 측에선 문 대표가 국정화 저지 투쟁을 위한 모처럼의 단합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당장 최규성 의원을 비롯한 현역 의원 79명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의 당론 채택을 촉구하며 단체로 서명한 연판장을 돌린 데 이어, 오픈프라이머리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주장하고 있다.

대여 투쟁에 한 목소리를 내던 지도부 역시 급격한 충돌 양상을 보였다. 실제 최고위원들은 조 교수 임명 발표를 눈 앞에 둔 비공개 회의 직전까지 찬반이 팽팽히 맞서면서 접점 찾기에 실패했고 결국 예정된 회의 시각을 넘겼다. 이 자리에서 임명에 반대한 일부 최고위원들이 조 교수를 대신할 카드를 내놓지 못하자, 결국 문 대표가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의사봉을 두드려 임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의 대표격이자 당시 방중 일정으로 불참했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조은 교수를 임명하는 것은 시기도 적절하지 않고 지도부의 동의조차 얻지 못했다”며 “적절치 않은 인사에 대해 이미 (주류 측에서) 평가위원 구성을 끝냈다는 말까지 나오는 만큼 위원 선정과 다면평가 등 시행세칙을 꼼꼼하게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 의원 등의 요청에 따라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르면 오는 20일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논의를 위한 긴급 의총을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픈프라이머리가 당론으로 채택될 경우, 평가위원회의 존립 자체가 근거를 잃게 돼 계파 간 정면충돌도 예상된다. 그런 만큼, 평가위에 대해선 비주류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혁신을 기치로 ‘자체 물갈이’를 약속한 상황에서 오픈프라이머리 요구가 자칫 ‘기득권 지키기’로 비춰져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서명에 참여한 한 의원은 “밥그릇 지키는 걸로 보일 수도 있어서 계속 대놓고 나서기가 마냥 편하지는 않다”며 “그런 우려 때문에 ‘야권 통합을 위한 방법’이라는 방향으로 계속 알려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 위원장 인선은 마무리됐지만 평가위 구성과 활동에 대한 시행세칙이 의결 절차를 거쳐야하는 만큼, 향후 이를 둘러싼 진통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전병헌 최고위원은 “평가위가 혁신위 안과 세칙을 검토해 수정·보완할 것은 해서 최고위에서 의결하면 된다”고 말했고, 안철수 전 대표도 "조 교수 인선은 돌려막기 인사"라며 "앞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돌려막기 인사를 해도 우리가 비판하기 힘들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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