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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21세기는 미꾸라지도 행복한 세상으로"


입력 2015.10.30 12:58 수정 2015.10.30 13:17        박진여 기자

한국선진화포럼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 열어 '착한 선진화' 토론

선비정신 통해 '도덕적 자본주의' 구축해 국민 행복 추구해야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양적 성장’에만 집중했던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 개천에서 난 용뿐 아닌, 미꾸라지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데일리안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국가에서 5% 미만의 저성장이 수년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이에 ‘양적 성장’에만 집중했던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 개천에서 난 용뿐 아닌, 미꾸라지도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30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한국선진화포럼이 주최한 ‘한국선진화포럼 창립 10주년 기념 세미나-다 함께 가는 ’착한‘ 선진화, 새로운 가치관과 목표’라는 제하의 토론회서 영국의 미래학자 D.가보가 저서 ‘성숙사회’를 인용해 “오직 양적 확대만 추구하는 경제성장이나 그에 의존하는 대량 소비사회 대신, 높은 수준의 물질문명과 공존하면서도 정신적 풍요와 생활의 질적 향상을 최우선시하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사회가 돼야 한다”고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했다.

김용하 교수는 “배고픈 시대를 지나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2만 8000달러 수준”이라며 “‘착한’ 선진화는 지금의 물질적 수준에서도 정신적, 문화적 행복수준에 초점을 맞춰 단순히 경제선진화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정신문화융합선진화를 이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교수는 “기존 경쟁사회는 개천에서 용 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 가끔 하나씩 나오는 용에 온 국민이 불행해지곤 했다”며 “앞으로는 ‘공감적 경쟁사회’가 돼 개천의 미꾸라지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하 교수에 따르면 최근 유엔에서 발표한 ‘2015 세계행복보고서’에 근거해 우리나라의 국민 행복도는 전 세계 158개국 중 47위로,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다. 또 우리가 경제발전모델로 벤치마킹한 일본의 경우 GDP가 우리나라보다 1~2만 달러가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국민 행복도는 우리보다 겨우 한 순위 앞선 46위다. 따라서 이제 우리나라 경제력도 이만큼 성장했으니 일본 성장 패러다임을 탈피하고 또 뛰어넘어, 앞으로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김 교수는 “일과 삶이 공존하는 문화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선비정신을 본받는 도덕사회 지향, 저비용 고효율 복지인프라로 공감사회 구축, 실사구시 경세치용의 절제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인·의·예·지·신 등의 도덕적 덕목을 중시한 유교사상에 근거해 우리의 선비정신을 통한 ‘도덕적 자본주의’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착한 선진화’로 향하는 길”이라며 이에 대한 근거로 “프로테스탄트 윤리에 기초한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도덕과 공감에 기초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처럼 전 세계적인 저성장시대에는 물질적인 소비보다 분배전략과 실사구시 경세치용을 통해 절제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위한 착한 선진화는 ‘도덕’, ‘공감’, ‘절제’, ‘문화’가 융합된 ‘정신문화융합 선진화’로, 기존의 엘리트 문화중심이 아닌 서민문화가 꽃피는 선진화가 돼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같은 날 토론자로 참석한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수 엘리트 중심의 정치 사회 경제 제도는 성공하기도 어렵고, 여러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기도 어렵다”며 “열린사회, 공감하는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고용적 경제정치 사회제도가 구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보탰다.

남주하 교수는 “‘착한 선진화’란 더불어 잘 사는 열린사회로, 현재 ‘소수 엘리트’가 되지 못한 다수의 개개인 삶에 깔린 스트레스와 심리적 불안을 줄일 수 있게 하고, 심리적 안정이나 여유를 더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국민 개개인의 정신적 안정이야 말로 국민 행복이고, 착한 선진화”라고 피력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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