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일 주간지 실린 신격호 기고문, 정말 직접 썼을까?


입력 2015.11.19 14:38 수정 2015.11.19 15:59        김영진 기자

언론 노출 극도로 꺼려왔던 '은둔의 경영자'...SDJ 측 주장 반복 수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왼쪽 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대표, 민유성 SDJ 코퍼레이션 고문,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 ⓒ연합뉴스
국내 한 온라인 경제매체에서 일본 주간지 '주간문춘'에 실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수기(手記)'를 보도한 가운데 이 수기가 정말 신 총괄회장이 직접 쓴 글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글 내용 대부분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에서 롯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신 총괄회장은 70여 년간 경영 활동을 하면서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던 '은둔의 경영자'였다. 신 총괄회장의 글이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보도된 것도 의문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최근 일본의 주간지 '주간문춘'에 수기를 게재했다고 알려졌다. 이번에도 수기라고 보낸 문서 끝부분에 신 총괄회장의 서명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94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이 직접 글을 썼을 것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 특히 신 총괄회장은 70여년 경영활동을 하면서 언론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며 조용히 경영에만 매진해왔던 인물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창업자로서 롯데그룹의 기업 가치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알려진 신 총괄회장이 자신과 기업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이러한 행동을 스스로 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기다 글 내용 대부분이 지난 12일 신 전 부회장이 일본에서 가졌던 기자회견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신뢰를 떨어뜨린다. 즉 이는 신 총괄회장의 뜻이 아니라 SDJ 측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것이다. 12일 기자회견 당시 일본 언론의 반응은 상당히 냉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DJ 측은 지난 7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촉발된 이후 지속적으로 신 총괄회장만을 앞세우고 있다. 그것도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공개된 형태가 아닌 어떠한 상황에서 작성됐는지도 알 수 없는 동영상, 위임장, 지시서 등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10월 신 총괄회장 집무실이 언론에 처음 공개됐을 때도 SDJ측은 한참 동안 문을 걸어 잠근 채 내부에서 협의를 진행 한 이후에 극히 짧은 시간만 인터뷰를 허용했다고 현장에 있었던 이들은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기자는 "당시 신 총괄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같은 대답만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SDJ 측에서 신 총괄회장의 뜻이라며 알리고 있는 동영상, 위임장, 지시서 등을 내세우기 전에 직접 신 총괄회장이 나서서 기자회견을 한다든지, 그의 뜻이 어떤 건지 직접 듣기를 바라고 있다.

SDJ측은 지난 10월에도 신 총괄회장이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직접 걸어서 병원에 가는 모습을 공개하며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려 했지만 병원 측에서 "건강에 대한 어떤 코멘트도 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신 전 부회장에 대해서도 더 이상 아버지에게만 기대는 모습을 버리고 진정한 경영자로서의 면모를 보여 이사회와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무역업 및 도소매업'을 위해 SDJ코퍼레이션이라는 한국 법인을 만들었지만 몇 개월간 본업에 충실한 대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소송과 언론플레이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가 한국에 도소매업을 하는 법인을 세웠으면 거기서 경영 성과를 내는 것이 첫째 임무라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을 마치 허수아비처럼 국내외 언론에 내세워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지속한다면 그 누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롯데의 경영자로서 임직원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 기업 가치를 무엇보다 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임직원과 이사회,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지난 14일 서울 시내 면세점 결과 발표에 따라 롯데 월드타워점을 잃게 됐을 때 신동빈 회장은 곧바로 언론을 통해 월드타워점의 임직원 고용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고 전원 고용 방침을 발표했지만 신 전 부회장의 첫 언론 일성은 자신의 경영권을 돌려달라는 것이었다"며 "두 사람의 상반된 태도를 대한 롯데 임직원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고'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영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