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는 안된다던 문재인 '안철수 혁신안 수용' 왜?
최재성 총무본부장에 당헌 절차 지시, 문재인 인재영입위원장 직접 맡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4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제안한 ‘10대 혁신안’을 전면 수용하고 당헌·당규에 반영키로 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히고 “안 전 대표의 10대 혁신안을 보면, 당헌·당규를 개정하거나 신설해야 할 것도 있다”며 “당헌·당규를 개정하거나 신설하는 것은 최고위·당무위·중앙위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이에 대한 실무 작업에 착수하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제안한 10개 조항을 당헌·당규에 반영키 위해 당헌 조문화와 실무자 검토 등 관련 절차를 신속하게 밟아 나갈 것을 최재성 총무본부장에게 지시했으며, 이같은 안은 문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에서 제안해 곧바로 의결까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문 대표는 본격적인 총선 준비를 위해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맡기로 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한편 문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급 인사들부터 솔선수범하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세로 혁신과 단합에 힘을 모아달라”며 더 이상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은 수용할 수 없음을 다시한번 밝혔다. 그간 혁신 전대를 주장하며 문 대표에 날을 세워왔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결국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문 대표는 또 “모든 분이 당 혁신과 단합을 말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다. 행동하지 않는 단합은 분열의 씨앗이다. 이제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줄 때가 됐다”며 “총선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 더 이상의 논란과 논쟁을 벌일만큼 한가하지 않다. 지금은 말을 하나 더 보탤때가 아니라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대표직 사퇴와 혁신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일각의 목소리를 겨냥해 “대표직 사퇴를 두려워한 적 없다. 두려운건 오직 혁신과 단합의 좌절”이라며 “낡은 정치에 굴복하고 분열주의에 무너져 당원과 국민의 염원 저버리는게 두려울 뿐”이라고 잘라말했다.
이어 당무감사를 거부한 유성엽·황주홍 의원과 부적절한 처신 논란에 선 노영민·신기남 의원 등에 대한 당 차원의 강도 높은 징계를 지시한 데 대해 “해당행위, 부정부패 앞에 온정주의는 없으며 혁신과 단합 앞에 그 어떤 계파도 없을 것”이라며 “타협하지 않고 가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이날 회의에 앞서 주 최고위원, 유 의원 등과 오찬회동을 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안철수 당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목도리를 걸어줬던 사진을 기억한다”며 “날이 차고 당은 더 냉랭하다. 문재인 대표가 두꺼운 외투를 안철수 전 대표에게 입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분열을 통합으로 만들 책임이 누구보도 두 분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두분 모두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기득권이)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또한 그는 ‘시간이 얼마없다’는 문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시간이 없진 않다”고 운을 뗀 뒤 “우리는 매년 총선때마다 위기를 전당대회로 극복한 전례가 있다. 2008년에는 2월17일에 전대를 한 적도 있다”며 “국민들은 안철수 전 대표가 말하는 혁신 전대와 문재인 대표가 말하는 통합전당대회가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고 있다”면서 재차 전대 개최를 주장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