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사이다' 할머니 무기징역...가족 "항소할 것"
박모 할머니에 배심원 만장일치 유죄평결...재판부, 무기징역 선고
피고인 가족들 "제대로 된 증거 없이 정황 증거 뿐...항소하겠다"
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이른바 '농약사이다' 사건의 피고인 박모 할머니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피고인 가족이 항소할 예정이어서 진범 여부에 따른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손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5일간의 국민참여재판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검찰이 박모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검찰 판결에 따르면 박 씨가 사이다에 농약을 탔다고 진술하지 않았고 이를 본 목격자가 없더라도 다양한 증거로 피의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봤다.
검찰은 재판에서 박 씨가 피해자 6명과 함께 마을회관에 있었으나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점을 의심스러운 증거로 내세웠다.
또한 박 씨 집에서 농약(메소밀) 성분이 든 드링크제 병이 나온 점, 마을회관 사이다 병 뚜껑으로 사용된 드링크제 뚜껑과 유효기간이 같은 드링크제가 여러 병 발견된 점 등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박 씨 옷과 지팡이 등 21곳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됐고, 농약 사이다를 마신 할머니들이 마을회관에 쓰러진 것을 알고도 구조하지 않았다는 점, 사건 전날 화투놀이를 하다 다른 할머니와 심하게 다퉜다는 진술도 유력한 증거로 내놨다.
검찰은 "피해자들 조차 원인을 모르던 사건 발생 당시에 박 할머니가 이장을 만나자마자 '사이다를 먹고 저렇게 됐다'고 말한 점을 봐도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범행 도구, 범행 흔적이 있고 제3자가 범행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으로 들어 박 할머니가 범인임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각종 정황 증거가 검찰의 추측에 따른 것으로 반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배심원 7명도 만창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려 재판부에 무기징역형을 신청했다.
박 할머니 측은 메소밀 성분 검출에 대해 '피해자의 입을 닦아주는 과정에서 메소밀 성분이 묻어서 옷, 전동차, 지팡이 등에 남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 침에는 메소밀이 묻어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재판부는 "다른 피해자가 자는 것으로 알아서 구조요청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나 첫 피해자의 증상 발현 시점엔 다른 피해자도 증상발현 가능성이 커서 자는 모습으로 보였다는 주장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전화기를 사용할 줄 모른다는 박 씨 측 주장에도 "정상적으로 전화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박 씨 가족은 "정확한 증거가 하나도 없다"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라고 항소 의견을 밝혔다.
법정 밖에서 기자들과 만난 가족들은 "범행도구로 사용됐다고 주장하는 자양강장제 병은 변호인 측 말대로 쉽게 훼손될 수 없다"며 "검사, 판사 모두 증거에 대해 정확한 말을 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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