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 컴백, '무한도전' 가는 길 열까
음주운전 물의 일으킨 후 첫 공식석상
'무한도전' 솔직 심경 "팬들 뜻에 달렸다"
'그 녀석' 노홍철이 마침내 돌아왔다.
노홍철은 17일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tvN 예능프로그램 '내 방의 품격'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음주운전 사건으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뒤 첫 공식석상이다. 지난 9월 MBC 파일럿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컴백을 알렸지만, 혹평 속에 안착하지 못한 만큼 이번 프로그램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노홍철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앞서 열린 포토타임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여 한참동안 인사하며, 뒤늦은 사과를 전했다. 붉게 충혈된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간 마음고생이 심한 듯 어둡게 가라앉은 표정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짧게 자른 머리스타일과 단정한 옷차림에서 이날 제작발표회에 임하는 노홍철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었다.
노홍철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걱정도 많이 하고 고민도 했는데 생각할수록 어떤 사과를 드려도 잘못을 씻을 수 없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며 자책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순간부터 방송으로 여러분들에게 드린 실망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제작발표회 초반부터 관심은 '내 방의 품격'보다 오히려 '무한도전' 복귀설에 쏠렸다. 그간 김태호 PD를 통해 노홍철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이날 노홍철의 말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제작진과 노홍철의 속내를 알 수 있었다.
노홍철은 "'무한도전'은 내게 가장 소중한 프로그램으로, 날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다"면서 "큰 잘못을 저지른 이후 이 프로그램을 다시 하는 건 스스로 허락이 안 될 것 같았다"고 복귀설에 대해 운을 뗐다.
"스스로 가장 소중한 것을 내려놔야만 자신의 복귀를 용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언에서는 그의 착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하지만 노홍철은 "김태호 PD나 멤버들과 한 얘기는 단정 짓지 말고, 많은 분들이 바라는 게 있다면 그런 쪽으로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내가 이 자리에서 딱 규정지어서 대답할 수 없을 것 같다. 쉽게 결론을 지을 수 가 없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만큼 '내 방의 품격'이 노홍철의 '무한도전' 복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홍철이 얼마나 팬들에게 반성하는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여전히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건재함을 드러낸다면 자연스레 '무한도전' 복귀설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노홍철은 "부정적인 시선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저 때문에 제작발표회 분위기가 가라앉아 죄송하다. 앞으로 힘 있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종훈 CP는 부정적인 여론에도 노홍철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최근에는 교양과 다큐의 차이는 없다. 정보를 원하는 상황에서 누가 전달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프로그램은 재밌고 즐기는 사람이 진행해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노홍철을 섭외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노홍철, 박건형, 오상진, 김준현 등 4MC 체제로 진행되는 '내 방의 품격'은 우리집에 바로 적용 가능한 생활밀착형 인테리어 정보를 전하는 방구석 환골탈태 인테리어 토크쇼다.
내 방의 격을 높이는 인테리어 재료 구입 방법부터 소품 만드는 법, 가구 리폼 방법까지 각 분야별로 특화된 인테리어 고수들이 출연해 셀프 인테리어 비법을 전수한다.
김준현은 "군 복무 시절 목수로 활약했다"며 "말년에 행정보급관이 뭐라도 만들어놓고 가라고 해서 만들었다. 그런 게 소스가 되고 경험이 돼서 '내 방의 품격'을 하는데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게 행운이다"며 자신의 활약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박건형은 "인테리어를 셀프로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해봤다가 실패한 분들의 마음을 알고 있다. 조금이라도 인테리어 맛을 봤다는 사람들에게 좋은 방송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오상진도 "지방 출신이다 보니 대학 때 서울로 올라와 10년간 스스로 정돈하고 꾸미고 살아왔기 때문에 드릴 말씀이 많다"고 활약을 예고했다.
노홍철의 복귀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내 방의 품격'은 오는 2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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