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에 안물어도 아는 '진박' 최경환의 첫행보는?
친박내 교통정리 역할과 김무성 대표와의 관계 정립 '우선'
"권력자의 신임 정도가 그 사람 힘의 원천이다."
돌아온 '진박'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현 친박계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과의 승부를 묻는 질문에 한 여권 관계자는 이같이 답했다. '권력자'란 박근혜 대통령을 은유한 말이다.
'진박 실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개각으로 여의도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여당인 새누리당 내 정치역학 지도 역시 다시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입각 전까지 당에서 원내대표로 있었던 최 부총리는 국회 복귀와 동시에 당장 시급한 공천룰은 물론 당청관계 등 각종 현안에 두루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최 부총리는 복귀 이후 비박계를 대변하고 있는 김무성 대표와 공천룰을 두고 경쟁하면서 친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부총리는 최근까지 15개월을 경제수장으로서 박 대통령을 보좌한 만큼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는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 부총리는 김 대표와의 관계에서는 대립각을 첨예하게 세우기보다는 무난하게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재선의원은 "최 부총리가 꽉 막힌 사람도 아니고 김 대표와 성격적으로 맞는 부분이 있다"며 김 대표와의 일명 '케미'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한 정치권 인사는 "어쨌든 양 계파가 '공천 전쟁'을 치러야하는데 웃고 양보만 할 수는 없다"며 김 대표와 '돌아온' 최 부총리 간의 피할 수 없는 한판 혈투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 인사는 계파 간 공천을 둔 한판 혈투 전에 전초전급인 친박계 내부 '교통정리'가 선결되야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관건은 김 대표와 계파 대결로 한 판 붙으려면 결국 계파내 권력구도가 정리돼야한다"며 친박계의 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복귀할 '진박 실세' 최 부총리간 좌장 자리 대결에 주목했다. 그는 또한 최근 여당 내에서 논란이 됐던 구맹주산(狗猛酒酸)을 언급하기도 했다.
구맹주산은 술집에서 기르는 개가 사나워서 손님이 오지 못해 술이 다 쉬었다는 한비자에 나오는 고사성어로 최근 한 친박계 인사로부터 언급됐고 그 빗댄 대상이 서 최고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좋은 정책이나 신박이 되고픈 인재들이 서 최고위원으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이야기로 서 최고위원 입장에서는 대단히 곤혹스러운 내용이다.
서 최고위원은 지난 2013년 7월 좌장 역할을 하던 최경환 당시 원내대표가 입각하면서부터 지금까지 15개월 정도 친박계 좌장의 역할을 해왔지만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친박계를 대표했음에도 비박계를 대표한 김 대표에 패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는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여당 내에서 유행한 구맹주산의 주인공으로 지목되면서 점점 더 힘이 빠지는 모양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런 시기에 매우 시의적절하게 최 부총리가 '귀환'하는 것이다. 특히 최 부총리는 귀환을 앞두고 김 대표와 '심야회동'을 갖기도 했다는 점에서 김 대표조차 친박계 좌장을 서 최고위원보다는 아직 복귀도 하지 않은 최 부총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이 회동 후 '허울'뿐이기는 하지만 지난 9월 친박계가 극렬하게 반대했던 안심번호제도는 어물쩡 통과됐다.
이 인사는 "한 하늘에 태양이 둘 있을 수 없듯이 최 부총리와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와의 공천전쟁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교통정리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당직자는 "(최 부총리와 서최고위원 모두) 정치고수인 만큼 적당히 할 것"이라며 예상외에 싱거운 교통정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최 부총리는 세력 작업해서 김 대표 후의 전당대회에 나와 대표직을 노리는 만큼 큰 갈등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서 최고위원은 20대에 원내로 들어와 국회의장을 하면서 '명예제대'를 준비할 것인 만큼 사실상 최 부총리와 스무스하게 '바통 체인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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