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소녀상 이전 요구? 비겁한 행위"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 대해 "우리 정부도 할 말 분명히 해야"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비겁한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 광주시 소재 나눔의 집에 거주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6명은 27일 위안부 문제 타결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유희남 할머니(86)는 "소녀상은 우리 국민들이 해놓은 위안부 문제의 상징"이라며 "일본은 소녀상을 문제 삼을 명분이 없다. 일본은 지금 비겁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할머니는 그러면서 "일본은 말도 안 되는 트집 잡기에 나설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들의 만행에 대해 사죄하고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또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에 따른 배상이 아닌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10억원 상당의 의료복지기금을 내놓는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이옥선 할머니(85)는 "우리를 강제로 끌고 간 일본이 지금은 스스로 돈 벌러 갔다는 소리를 하고 있다. 우리의 핏값은 만행을 저지른 사람들한테 받아야 한다"며 "일본은 공식 사죄와 함께 법적 배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일출 할머니(87)는 "일본이 말도 안 되는 내용을 가지고 감 놔라 배 놔라 하고 있는데 일본은 자격이 전혀 없다"며 28일 예정된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 대해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불바다를 만든 일본에게 우리 국민 모두가 할 말을 분명히 해야 하고 정부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이날 일본 측의 소녀상 철거 요구에 대해 "사실이라면 위안부 문제 해결에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며 "소녀상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안부 문제는 인권의 문제"라며 "피해 당사자가 살아 계신만큼 법적 책임을 분명히 해야하고, 일본이 문제해결의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언론플레이가 아니라 장관이 직접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소장은 또 외무장관 회담에 임하는 우리 정부를 향해 "할머니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치적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며 "그럴 경우 정부는 온 국민은 물론 전세계적 활동가들로부터 강력한 저항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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