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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바람 북상, 더민주 전략 '친노중진 용퇴론'?


입력 2016.01.12 18:10 수정 2016.01.12 18:19        이슬기 기자

주류계 "수도권 탈당? 생각처럼 쉬운 것 아니다" 벌써 수도권 탈당만 4호

최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한길 더불어민주당 전 공동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하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호남발’ 탈당 바람이 마침내 수도권까지 북상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최원식(인천 계약구을) 의원이 12일 더민주 탈당을 선언하면서 안철수·문병호·김한길 의원에 이어 수도권에서만 네 번째 탈당이다. 일각에선 현재 거취를 고민 중인 노웅래 의원의 탈당 역시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지만 문재인 대표 측에선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모습이다. 그나마 쥐고 있는 조기 선대위원장 카드 역시 당 안팎의 인물을 접촉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진 못하고 있다. 문 대표는 진행 상황에 대해 “아직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대표 사퇴 불가 입장도 변함이 없다. 지금 상황에서 사퇴할 경우 당장 당을 책임질 사람도, 이미 굳힌 탈당 결심을 막을 수도 없을뿐더러 혁신안 후퇴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는 게 주류 측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문 대표 측이 여전히 '설마'라는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권노갑 상임고문의 탈당이 기정사실화 된 전날에도 문 대표는 “여러 이야기가 난무하고 그중 사실이 아닌 것도 있으니까 나중에 다 확정되면 한번 보자”고만 했다. 12일 양향자 삼성전자 상무의 입당 기자회견에서도 문 대표는 “탈당은 무척 아프지만 지금 이렇게 새로운 인재와 10만명에 가까운 입당자들이 우리당의 새로운 희망”이라며 연쇄 탈당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측근들의 분위기도 다를 바가 없다. 범친노계로 분류되는 한 3선 의원은 “수도권 탈당이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라며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이런 (탈당) 상황이 거의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지도부를 지낸 한 의원도 “탈당은 뼈아프지만 사실상 대부분이 호남에 국한되기 때문에 파장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거 앞두고서 탈당한다는 게 말처럼 간단한 줄 아느냐”라고 했다.

아울러 문 대표 측 전략통으로 꼽히는 인사도 “지금 여러분들과 접촉중인데 일단 선대위가 꾸려져서 선거체제에 들어서면, 이런 혼란도 오래 안갈 것”이라며 “공천 때문에 당을 떠나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인재를 통해서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탈당 전날에도, 김한길 탈당 후에도 "설마"

주류계의 이같은 긍정론은 탈당 초기부터 만연했다. 실제 안철수 의원이 장고 끝에 ‘중대 발표’를 선언한 지난해 12월, 주류계 측에선 “그래봐야 불출마”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발표 전날에도 문 대표 측 관계자는 “탈당 아니면 불출마인데, 탈당이란 게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라며 지역구(노원병) 불출마 선언 정도가 될 거라고 내다봤다. 주류계의 한 초선 의원 역시 “탈당은 아닐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리고 다음날 안 의원은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수도권 탈당도 마찬가지다. 호남발 탈당 바람이 '설마' 수도권까지 번지겠느냐는 분위기가 파다했다. 게다가 지난 3일 비주류계 대표격인 김한길 의원이 탈당을 선언함과 동시에 이른바 김한길계의 도미노 탈당설이 터져나올 때조차 주류계에선 "수도권은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우세했다. 결국 12일 최 의원의 탈당이 현실화되면서 자연히 김 의원과 가까운 노웅래·민병두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류계에선 ‘때 늦은’ 중진 용퇴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문 대표가 외부 인재영입과 선대위원장 삼고초려에 힘을 쓰곤 있지만 역부족인 데다 당내 만연한 긍정론으로 인해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앞서 호남 중진인 김성곤 의원과 비주류계 신학용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주류계 중진그룹에선 아직 불출마를 선언한 인사가 없다. 총무본부장을 맡은 주류계 최재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긴 했지만, 이미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불출마를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도부 내 주류계 의원실 인사는 “친노 중진들은 당에서 4선, 5선까지 하면서 기득권을 그렇게 누렸으면 지금같은 시점엔 좀 내려놓고 선당후사 하는 모습을 보일 줄도 알아야하는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른바 친노계 중진 의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문 대표가 혼자서 기를 쓰면 뭐하나. 친노 의원들 누구 하나 불출마 선언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그게 무슨 기득권 내려놓기인가”라고 중진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 역시 "대표가 아무리 뛰어도 중진들이 꿈쩍도 안하는데 어떻게 하느냐"라며 "친노 중진들이 '당을 위해 내년 총선 불출마 하겠다'고 한번만 결단해주면, 그것보다 더 당에 도움 되고 국민들에게 각인되는 게 뭐가 있겠나. 그렇게 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고 뒷짐만 지면서 대표한테 훈수만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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