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 회장된 윤상현, 친박 '충청 알박기'?
영남엔 '박심' 장관들 배치-충청서 윤상현 '개헌 윤활유'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핵심 윤상현 의원이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창립했던 충청권 유력 모임 '충청포럼'의 2대 회장에 추대됐다. 여기에 친박계의 대권 잠룡인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최근 구순을 맞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축하서신을 보내는 등 친박계의 영남권 잡기에 이은 '충청 알박기'에 정치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친박계의 '영남 판짜기'는 한창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은 박근혜 정부의 장관들이 지난 12일 잇따라 퇴임식을 열고 새누리당의 텃밭인 TK 지역에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친박계 '핵심 중의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퇴임사에서 "경제를 바꾸려 다시 정치판으로 돌아간다"며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청도로 향했다. '총선 필승' 건배사를 외친 친박계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대구 동구갑에다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이른바 '박심' 후보로 통하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은 13일 대구시당에 입당서를 제출한 뒤 박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에 출마한다. 이에 달성군 지역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그간 총선 행보를 해온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11일 대구 중남구로 출마 지역을 옮겼다. 이밖에도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은) 대구에 아주 덕망있는 경제인을 영입해 넣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특정 인물에 대해선 발언을 아꼈다. 조 원내수석에 따르면, 대구 사람이 다 알만큼 인지도가 있는 해당 인물이 투입됨으로써 TK 판짜기는 정리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다음 판짜기 지역은 역대 선거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인 듯하다. 한국 정치권에서는 '충청 표를 얻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처럼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충청대망론' 'JP 대망론' 등 충청에서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며 정치권은 충청을 향해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20대 총선을 90일 앞둔 이 시점에 충청권 유력 모임인 충청포럼은 지난 6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운영위원회를 열어 윤 의원을 차기 회장에 만장일치로 추대했다고 포럼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난해 4월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공석이던 회장직에 윤 의원을 초대하기로 충청포럼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포럼은 오는 24일 전체 총회를 열어 윤 의원을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당시 윤 의원도 자리에 참석해 회장직 수락 의사를 밝히고 충청권의 단합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인천을 지역구로 둔 재선 의원이지만, 출신 지역은 충남 청양이다. 또 충청청년연합회 자문위원, 재인천청양군민회장, 재인 충청도민회 부회장의 경력이 있을 정도로 충청과의 인연이 깊다. 한 친박계 의원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충청도에 지역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지만 자신의 지역구도 아닌 충청에서 해당 지역 유력 모임의 회장직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강훈식 동국대학교 교수는 "(충청포럼은) 충청 출신 인사라던지 오피니언 리더층의 모임"이라며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 윤 의원이 직을 맡은 것에 대한 인지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홍문종 의원을 비롯한 일부 친박계 인사들 사이에서 나온 '반기문 대통령-최경환 총리'라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설에 윤 의원의 충청포럼 회장직 추대가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충청 출신의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충청권 민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카드다. 충북 음성 출신의 반 총장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불거지는 '충청 대망론'의 핵심 인물이다. UN 사무총장직의 임기도 내년말이면 종료된다. 당 안팎에서는 4.13 총선에서 최대 200석까지 의석 차지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00석은 단독 개헌 가능선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총선 이후 '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라는 이원집정부제 개헌까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예측도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반기문 대망론' 자체가 새누리당 총선 전략으로 충청권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며 "김종필, 심대평 등 충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사라지고, 이완구 총리도 낙마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미래권력으로 기대감은 있지만 총선 영향력은 한계가 분명하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반기문 대망론'은 대한민국에 한 번도 없었던 '충청출신 대통령'이 나오려면, 여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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