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 야도 '인천 상륙작전'...판세를 살펴보니...
여 7곳 이상·야 4곳 관측…야권 연대 관전 포인트
남동갑 변수 ‘문대성’…안상수-송영길 빅매치 주목
총선을 3달 앞둔 현재, 인천이 때 아닌 격전지로 부상했다. ‘불출마’를 선언했던 문대성 새누리당 의원이 자신의 고향인 인천에 출사표를 냈다. 선거구 획정을 통해 지역구 통합 및 분구 가능성이 있는 곳도 있어 빅매치 성사 여부도 주목된다. 이를 지켜보는 여야의 셈법이 분주하다.
여야는 2012년 19대 인천 지역 총선에서 6 대 6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은 중구·동구·옹진군(박상은 전 의원), 남구갑(홍일표 의원), 남구을(윤상현 의원), 연수구(황우여 의원), 서구·강화군갑(이학재 의원), 서구·강화군을(안덕수 전 의원·현 안상수 의원)에 빨간색 깃발을 꽂았다.
더불어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은 남동구갑(박남춘 의원), 남동구을(윤관석 의원), 부평구갑(문병호 의원·현 국민의당), 부평구을(홍영표 의원), 계양구갑(신학용 의원·현 국민의당), 계양구을(최원식 의원·현 국민의당) 등 6곳에서 승리했다.
17개 시·도 중 승부를 보지 못한 유일한 지역인 탓에 경선도 치르기 전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물론, 정의당,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의당까지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확보한 지역구를 ‘여당 강세’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6곳은 물론 최소 1~2석을 더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야권 분열로 인한 ‘표 분산’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이라는 최대 변수를 만나 약간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현재 더민주 3석(남동갑·을, 부평을)과 국민의당 3석으로 나눠져 있다. 인천 정가에서는 야권 분열 상태에서 치러질 경우 더민주와 국민의당 의석수를 합쳐도 최대 4석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야권 강세 지역일지라도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 텃밭 6곳 ‘무난한 승리’ 예상
선거구 획정으로 분구가 확정적인 연수구는 황우여 의원이 20년을 다져온 텃밭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또 다른 연수구가 그의 영향을 받아 새누리당의 깃발을 꽂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은 전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 ‘무주공산’이 된 중구·동구·옹진군은 ‘본선 진출은 곧 당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이다. 22일 현재 예비후보로 10명이 등록해 신인들의 각축장이 벌어졌다.
남구갑·을 두 곳에서는 새누리당 인천시당 위원장을 지낸 홍일표 의원과 ‘친박(친박근혜) 핵심’ 윤상현 의원이 3선 고지를 노린다. 두 의원의 아성이 견고한 만큼 수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이학재 의원도 서구·강화군갑에서 3선을 노리고 있다. 여야가 16대부터 19대까지 2 대 2의 전적을 보인 지역인 데다, 이 의원과 김교흥 더민주 지역위원장이 네 번째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어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이 의원이 지역구 활동을 열심인 만큼 무난하게 당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인천 지역 의원은 22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기존 6개 지역구는 안정적인 분위기”라며 “강화을이 계양을과 합쳐지고, 연수구가 분리된다면 최소 7~8개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이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선거를 치르며 우리한테 유리할 것”이라면서도 “선거 막판이 되면 정당 간의 연대가 아닐지라도 지역구 후보별로 교통정리를 해 어떤 형태로든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민주-국민의당, 야권 강세 ‘동부벨트’에 촉각
계양구-부평구-남동구를 아우르는 ‘동부벨트’는 야권 강세지역이다. 19대 총선에서는 더민주가 6석을 모두 차지했지만, 현재는 국민의당과 절반씩 나눠진 상태다.
이 중 가장 주목되는 곳은 남동갑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요청으로 부산 사하구갑의 문대성 의원이 ‘남동갑행 열차’를 탔다. 불출마 번복으로 논란이 일고는 있지만, 해당 지역에서 4선을 지낸 이윤성 전 의원 등과 함께 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여 새누리당에서는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역인 박남춘 의원이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험지’로 불리고 있다. 새누리당 인천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남동갑은 박 의원이 워낙 강자로 여겨져 컨벤션 효과를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동을은 윤관석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지만, 주민들의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지 않아 인천의 최대 접전지 중 한 곳으로 불려왔다. 지난 총선에서도 윤 의원이 김석진 새누리당 후보를 2,362표차로 눌렀다. 야권 분열로 한 석이라도 아쉬운 더민주 입장에서는 수성해야 할 곳이다.
부평갑(문병호 의원)과 계양갑(신학용 의원) 선거구도 관심 지역이다. 두 곳 모두 더민주 소속 의원이 당선됐지만, 현재는 곧 창당될 국민의당의 지역구다.
국민의당 측은 문 의원이 인지도가 높은 만큼 재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계양갑의 경우는 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 여의도 입성을 노리는 여야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곳이라, 국민의당이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이다.
더민주 측 인천시의원은 통화에서 “야권 분열 상태가 지속된다면 6곳이었던 지역구가 20대 국회에서는 최대 4석도 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더 많은 지역구를 확보할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선거구 획정에 달린 계양을의 운명
인천 판세에서 가장 큰 변수는 선거구 획정이다. 서구·강화을의 경우 인구수가 상한을 초과해 강화을이 계양을과 묶일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계양을 예비후보들은 좌불안석 상태다.
계양을은 국민의당 창당에 참여한 최원식 의원의 지역구다. 서구·강화을의 현역은 지난해 4·30 재보선으로 여의도에 복귀한 안상수 의원이다. 안 의원은 강화에서 콘크리트 지지율을 얻고 있는데다, 전직 인천시장이라는 점에서 강자로 꼽히고 있다.
특히 더민주 소속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이 곳에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커, 현역 의원 2명과 전직 인천시장, ‘안상수-송영길’ 리턴 매치라는 다양한 타이틀로 주목되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은 송 전 시장과 최 의원이 표를 나눠 갖는다면 안 의원이 우세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 측은 계양을이 야권 우세 지역인 만큼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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