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정의화에 한목소리 비판 "국회법대로만 하길"
최고위원회의서 서청원 "엄연히 존재하는 국회법 존중하는 게 의장의 의무"
노동개혁법을 비롯한 쟁점 법안과 국회선진화법 등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놓고 여당과 정의화 국회의장 사이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가운데, 새누리당 지도부는 25일 정 의장을 향해 "국회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주에 우리가 운영위원회에서 합법적 절차를 통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폭을 넓혀주는 안을 부결해서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했는데 의장이 운영위에 그러한 관례가 없었기 때문에 처리할 뜻이 없음을 비쳤다"며 "국회법에 있는데 그동안의 관행이 없다고 안 된다고 말하면 국회법은 왜 필요하나"고 일갈했다.
서 최고위원은 정 의장을 향해 "엄연히 존재하는 국회법을 존중하는 것이 의장의 의무"라며 "의장은 결과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당이 제출한 문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은 생각을 해주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의장은 이것(선진화법 개정) 대신 안건의 신속처리를 개정하겠다고 얘기했지만 공교롭게도 야당은 그 신속안건처리에 지금 응하지 않겠다고 얘기한다"며 "우리 당의 안은 안대로, 정 의장의 중재안은 중재안대로 하루 빨리 선진화법이 바뀌어지도록 임시국회에서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정 의장 비판에 힘을 실었다. 김 최고위원은 "2014년 11월 22일 한·미 FTA 국회비준 동의안이 상정됐을 때 당시 국회 부의장이었던 정 의장이 단상을 지키고 있었다. 그때부터 존경의 마음을 갖기 시작했다"면서도 "최근 정 의장의 못브을 보면서 그런 믿음이 의심으로 변해가기 시작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정 의장을 향해 "지금 대한민국호가 어떤 위치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고민해 보셨는지 묻고 싶다"며 "19대 국회는 역대 국회 중에서 가장 잘못했고, 오명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처했고, 19대 국회를 엉망으로 만든 주범은 국회선진화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014년 한·미 FTA 당시 최루탄 속에서도 당당히 애국적 마음으로 지켜서 이뤄낸 정 의장의 모습이 그립다"며 "꼭 그런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길 간곡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인제 최고위원 역시 "국회선진화법은 의회주의를 마비시키고 개혁을 발목 잡는 근원"이라며 "의장께서 그동안 보이신 태도를 보면서 너무 실망이 크고, 실망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헌법 정신으로 돌아가면 되는데 정 의장은 그것을 끝내 거부했다"며 "의장은 헌법을 생각하기 싫으면 국회법에 충실하라"고 직격했다.
김무성 대표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께서는 선진화법을 저와 같이 가장 크게 반대했던 분이고, 의장이 되는 과정에서 선진화법을 개정하겠다하는 의사표명으로 새당의 의장후보가 될 수 있었다"며 "법에 없는 것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평소에 주장했던 망국법인 선진화법 개정할 수 있는 법에 근거한 절차를 우리 모당인 새당이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을 다른 이유로 지연시키고 거부하는 건 크게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열린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서도 정 의장을 향한 원망 섞인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김종훈 의원은 "정 의장이 여러 중요한 법안들을 직권상정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본인의 정치적 판단에 맞지 않다는 말씀을 했고 수긍되는 바도 있었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은 양상이 좀 다른 것 같다"며 "선진화법의 일정 부분을 고치는 작업은 정부 여당이 제기를 했고 법사위에서 국회법에 따라 30명의 의원들이 본회의에서 심의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면 본회의가 국회법에 따라 개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법에 엄연히 존재하는 절차를 의장이 막아섰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잘된 법도 있고, 잘못된 법도 있지만 법은 법이다"고 말했다.
이노근 의원도 김 의원에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회의장은 중재를 하는 것이지 자신의 개인적인 신념을 관철시키려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와의 있을 수 없는 말싸움에 대해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천벌을 받는다 길갈 때 차 조심하라' 이것이 어떻게 의장께서 할 얘기인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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