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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좀 구해줘” 자살신호, 가족도 모른다


입력 2016.01.26 16:30 수정 2016.01.26 16:30        스팟뉴스팀

유가족 81% “자살징후 눈치 못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93%는 가족·친구 등 주변인들에게 자살신호(예고)를 보내지만 유가족의 81%는 이 신호를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보건복지부 중앙심리부검센터는 2012~2015년 자살 사망자 121명의 유가족 151명을 면담해 이 같은 내용의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자살 사망자의 88%는 정신건강에 문제를 갖고 있었고, 이 중 75%는 우울장애를 앓고 있었다. 하지만 자살 한 달 이내에 정신의료기관이나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이용한 사망자는 25%에 불과했다. 오히려 신체적인 불편을 호소하며 한의원 등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한 경우가 28%로 더 많았다.

자살 사망자의 93%는 숨지기 전 주위에 언어, 행동, 정서 변화 등의 방법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거나 자살할 의도가 있음을 드러내는 ‘경고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적 경고신호로는 "내가 먼저 갈 테니 잘 지내" "총이 있으면 편하게 죽겠다"등 죽음·자살에 관해 직접 언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편지나 일기장 등에서도 드러날 수 있다. 또 사후 세계 및 주변의 고인에 대해 자주 언급을 하거나, 평소와 달리 가족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겠다고 하는 것도 자살징후를 의심해봐야 한다.

또 농약이나 번개탄을 사는 등 눈에 띄는 모습, 급격한 음주나 흡연 등 물질을 남용하거나 외모에 과하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 죽음과 관련한 예술작품이나 언론보도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행동도 자살 신호일 수 있다. 외출을 줄이고 집에서만 지내는 경우, 갑작스럽게 우는 경우, 집중력이 저하돼 업무처리에 실수가 많아지는 경우 등 인지기능에 변화가 있을 때도 주위의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유가족의 81%는 이 같은 경고 신호를 모르고 있다가 심리부검 중에야 뒤늦게 알아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의 신호를 인식하지 못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살 사망자의 28%는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로 사망한 가족이 있었다. 가족의 자살 시도가 강한 정신적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에 복지부는 “자살 유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심리 지원을 통해 유가족들이 막연한 죄책감과 자기 비난에서 벗어나 건강한 애도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복지부는 “심리부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자살까지 이르는 길목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세심한 자살예방대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전국민의 정신질환 조기발견, 치료 활성화, 자살 예방 등을 내용으로 하는 중장기적 종합대책을 다음 달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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