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법, 야당 요구 다 반영됐는데 또 다시...
북한인권법 통과 위해 기록보존소 설치 등 양보한 여당에 비판도
여당이 10년째 국회에 묶여있는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해 야당 측 제안을 대부분 수용키로 했으나, 현재 북핵 위기 상황에서 야당이 주장한 ‘남북관계 개선과 균형 연계’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여전히 북한인권법 통과가 미지수인 상황이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북한인권법과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등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인권법 관련 현재까지도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이번에도 법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 북한인권법 관련 여야 간 가장 큰 쟁점은 △북한인권법 기본원칙으로 여권의 경우 ‘북한인권 증진과 남북관계는 별도’로, 야당의 경우 ‘북한인권 증진과 남북관계 연계’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쟁점사항이던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 부처 △북한인권자문위원회 구성 비율 등은 여당이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해 야당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일각에서는 여당이 야당 측의 ‘남북관계 발전 연계’ 안까지 수용해 본회의서 통과시키기로 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여당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7일 ‘데일리안’에 “북한인권법 관련 야당의 ‘남북관계 발전 연계’ 문구가 문제되고 있어 (주춤하고 있다)”며 “다른 부분은 어느 정도 절충이 됐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수용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북한의 기습적인 4차 핵실험으로 북핵 위기 상황이 고조된 가운데, 야당의 제안이 수용될 경우 대북압박 카드를 버리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여권이 끝내 수용치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북압박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현재, 인권문제로 북한을 압박해야 하는 상황에 남북관계 발전을 연계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는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지난 25일 "정부입장에서는 북한인권 개선과 남북관계를 연계해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남북 간) 평화정착이 안 돼 있으면 북한인권(증진) 누력도 포기해야 한다는 건데 이건 맞지 않다"라고 우려의 입장을 표한 바 있다.
또한 야당이 선거구 획정안 우선 처리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 여야 간 간격을 좁히지 못하면서 본회의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장 오늘 내일 안에 해법을 찾지 못하면 북한인권법을 비롯한 다른 법안들은 논의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여당이 북한인권법 통과에만 방점을 찍고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통일부 설치 및 자문위원 여야 동수를 양보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여당은 보존소를 법무부에 설치할 것을 주장해왔다. 이는 향후 반인도범죄를 저지를 북한 지도부에 대한 처벌에 방점을 둔 것이었다. 반면 야당은 통일부에 보존소를 설치할 것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본회의를 앞두고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 부처와 관련해 통일부 산하에 보존소를 두고 3개월마다 북한인권 자료를 법무부에 보내 자료를 보존하자는 야당 측 제안이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 등은 “법무부, 통일부 모두 절름발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무부의 경우 북한 인권 범죄행위를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통일부가 넘겨주는 자료를 받는다면 수동적인 역할밖에 못 하게 되고, 통일부의 경우 대북협상을 전담하는 부처로 북한인권침해 기록을 보존하게 되면 대북 협상력을 떨어뜨려 각각 본래의 기능과 역할이 더 약화된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이자 ‘올바른북한인권법을위한시민모임(올인모)’의 대표인 김태훈 변호사는 본보에 “통일부는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이 주목적인데 여기에 보존소를 설치한다고 논의하는 것은 통일부의 기능과 역할까지 약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면서 “보존소를 통일부 산하에 두면 여러모로 국가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채명성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도 이날 본보에 “기록보존소를 둘로 쪼개놓으면 두 부처 다 일을 제대로 못 하게 되는 것”이라며 “통일부는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을 하는 곳인데 이때 북한이 아파하는 인권침해 문제를 동시에 다루게 되면 대화 자체가 안 되는 등 절름발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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