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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얘기만 나오면 놀라는 '은행맨' "우리가 죄인?"


입력 2016.01.30 09:59 수정 2016.01.30 10:00        이충재 기자

'금융업계 6명 중 1명 억대연봉' 발표에 "성과주의 확산 필요있다"

한 은행지점에서 은행직원들이 예금주들과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연봉 얘기만 나오면 죄인이되는 거죠.”

금융권 연봉과 급여체계에 대한 조정 문제가 떠오르면서 은행맨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무엇보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과도한 연봉을 받는다’는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것이다. 최근 ‘금융권 6명 중 1명은 억대연봉’이라는 보고서 발표에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지난해에는 “억대 연봉을 받으며 일 안 하는 사람이 많다”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발언 이후 은행맨들의 급여체계가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은행맨들은 시점만 달라졌을 뿐, 연례행사처럼 ‘은행맨 봉급 흔들기’가 이어져왔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연봉 이야기가 나오면 죄인이 된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은행이 공공적 성격을 띠고 있어 돈 많이 받는 공무원처럼 인식된다. 하지만 누군가의 타깃팅으로 정당한 노동의 결과를 ‘연봉잔치’라는 식으로 비난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당국 주도로 추진 중인 성과주의는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기대를 안겨주지만, 실적 악화에 허덕이는 금융권의 현재 상황에선 구조조정의 서슬 퍼런 칼날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맨 6명 중 1명은 '억대연봉'…"성과주의 확산 필요있다"

금융권 종사자들의 연봉은 정말로 ‘과도한 수준’일까.

29일 한국금융연구원이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금융 인력 기초 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회사 직원 중 연봉이 1억원 이상인 직원 비중은 16.6%를 차지했다.

금융연구원은 지난해 9∼12월 은행과 보험, 증권 등 7개 금융업권의 1339개사를 상대로 인력현황을 설문조사한 결과 연 5000만원 이상을 받는 직원이 전체 조사대상 금융사 직원의 60.8% 수준이었다.

1억 이상 연봉자 비중은 2012년 9.9%에서 2013년 16.5%, 2014년 19.2%로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이번 조사에서 소폭 줄어든 것은 고액연봉자 비중이 높은 은행권의 응답비중이 줄어든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권 응답인원은 2014년 13만1891명에서 지난해 9만5482명으로 줄었다.

급여 수준별 인력비중은 ‘2500만원 이상~5000만원 미만’(28.8%), ‘5000만원 이상 7500만원 미만’(24.4%), ‘7500만원 이상~1억원 미만’(19.8%), ‘1억원 이상 1억5000만원 미만’(14.8%) 순이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주 초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성과주의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 연봉 중 성과급 비중을 높이고, 평가 등급별 연봉인상률을 차등화하는 내용이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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