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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서 가속화되는 예비후보 단일화, 속사정은...


입력 2016.02.14 10:14 수정 2016.02.14 10:14        장수연 기자

'공천이 곧 당선' 공식 + 상향식 공천제로 단일화 불가피

전문가 "조직 갖는 쪽이 유리...보수표 분산 차단 효과도"

4.13 총선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의 예비후보 단일화가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13 총선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의 예비후보 단일화가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TK(대구·경북) 등 여당 강세 지역에서는 이른바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통용될 정도인만큼 본선보다도 경선이 더 중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상향식 공천제까지 더해져 후보 단일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마포갑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한 김중하 예비후보는 11일 당내 공천 경쟁자인 안대희 최고위원을 지지하며 예비후보직에서 사퇴했다. 김 예비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포 발전'에 대한 저의 오랜 꿈을 더 크게 이뤄줄 수 있는 안대희 후보가 있기에 오늘 예비후보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대희 후보야말로 정치개혁을 해낼 수 있는 분이라고 믿고 강력한 지지를 선언한다"며 지지선언도 덧붙였다.

김 예비후보가 사퇴하면서 마포갑 지역에 대한 새누리당 내 공천 경쟁 구도는 안 최고위원 대 강승규 현 마포구 당협위원장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다. 김 예비후보는 같은 공천경쟁자였던 강 위원장에 대해서는 "자신이 공천 받지 못하자 거기에 대한 반감으로 책임당원 약 980여명을 당사자 모르게 탈당시키는 해당 행위를 하고, 얼마 전에는 '우린 개누리당이냐'라며 당에 일말의 애정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새누리당 후보가 될 수 있겠느냐"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김 예비후보는 1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후보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히며 그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8~9년 동안 지역을 관리해왔던 경쟁자를 상대로 정치신인이 나름의 기준과 원칙, 신념을 갖고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당초 당에서 어필했던 상향식 공천제도 룰이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예비후보로 등록만 하면 (당원) 명부도 공개될 줄 알았는데 전혀 당원 명부를 공개해주지 않아 당원이 누군지도 알 수 없었고, 지역민들을 만나기도 굉장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에서 상향식 공천제가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라고 해서 더 어려운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슈가 되는 부분에 초점을 더 맞추는 것 같았다"며 "안대희 최고위원이 도중에 마포갑에 뛰어들었고, 출마 선언 기자회견 때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예비후보가 당원들을 데려가서 액션을 취했다. 후보 중 한 사람으로서 봤을 때 당과 언론이 비판은 하지 않고 안대희 대 강승규의 양자 구도로 가버리는 바람에 두 사람의 관계만 집중적으로 조명이 됐다"고 짚었다.

후보자들이 난립해있는 '새누리당의 텃밭' 영남권에서도 합종연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 치열한 공천 경쟁을 펼치던 권택기·이삼걸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지난 3일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 지난달 이삼걸 예비후보가 새누리당에 재입당하면서 5명의 후보가 겨루는 다자 구도의 경선 판도가 단일화로 좁혀진 것이다.

이에 대해 현역인 김광림 의원 측은 "명분과 신의가 없고 시민의 뜻은 더더욱 아니라고 본다. 이삼걸 후보 재입당 과정에서 합종연횡에 대한 조건부 약속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군소 후보들의 합종연횡을 경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권오을 예비후보는 "두 후보의 단일화 합의정신에 적극 공감한다. 이번 단일화 정신이 이후 보다 더 큰 단일화를 위한 단초가 되어 주길 기대한다"며 자신과의 단일화를 시사하는 듯 말했다.

특히 새누리당이 경선 후보자 수를 최대 5명으로 제한한 것을 감안하면 예비후보자 등록 수가 7~10명에 달하는 대구의 일부 지역구도 후보 단일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곳이다.

일각에서는 10명의 후보가 난립해 있는 대구 중·남구에서 곽상도 예비후보와 이인선·조명희 예비후보가 '친박계'라는 계파로 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점처지고 있다는 후문이 나오는 데 대해 이인선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저희들로 후보 단일화를 해주면 좋겠지만 다들 동상이몽을 꾸고 있을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후보 단일화를 하느냐도 문제가 되지만 누구로 단일화를 할 것인가도 문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공천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부산 사하갑·을 지역에서도 후보단일화 논의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부산 사하갑에서는 3선 부산시장 출신의 허남식 후보와 경쟁하기 위해 경남 남해출신인 김척수·김장실 예비후보가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하을에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누리당에 입당한 조경태 예비후보의 적수를 찾고 있다. 해당 지역구의 석동현 예비후보와 일부 당원들은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합종연횡' 움직임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새누리당의 경우에는 경선 여론조사를 한다고 하면 조직원들을 전화 앞에 대기시키고, 더군다나 현장 경선이라면 조직에 동원돼 나오는 사람도 많다. 설령 여론조사라 할지라도 상당수는 그런 식으로 조직원을 대기시키기 때문에 결국은 조직을 갖는 사람이 유리하다"고 후보 단일화의 정치 공학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몇몇 후보가 모이면 해당 조직이 합쳐지는 효과와 함께 경선에서 불리할 것 같은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하면서 나중에 당선되면 복당하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렇게 나가게 되면 보수표가 갈린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수연 기자 (telli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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