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행위 축소은폐 의혹 해병대 중령 무죄
피해 병사 가족“군이 가혹 행위 뿌리 뽑을 의지 없어”
군부대 내 가혹 행위로 병사가 투신해 다치는 사건이 있었는데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부실 수사를 한 혐의를 받는 해병대 헌병 대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24일 해병대 등에 따르면 해병대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해병대 제2사단 헌병 대장 변모 중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015년 6월 A 일병(21)은 부대 전입 직후 ‘군기가 빠졌다’는 이유로 선임들로부터 구타와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결국 생활관 3층에서 뛰어내려 다쳤다.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던 군은, 사건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가혹 행위를 한 병사 7명을 입건했다.
변 중령은 병사가 투신했다는 보고를 받고서도 보고서에 ‘존안(군에서 상급부대에 보고하지 말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말)’이라고 표시했고, 투신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때까지 추가적인 수사 지휘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를 받고 있다.
또 피해 병사가 가혹 행위를 당한 사실을 알고서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들을 입건하지 말고 징계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도 받고 있다.
변 중령의 판결을 맡은 보통군사법원은 부실 수사를 했으나, 처벌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법정에서 변 중령이 “7m는 사람이 죽을 수 있는 높이가 아니어서 자살 시도로 보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실제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을 때는 입건을 통해 형사처분하기보다는 징계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변 중령의 판단에 힘을 실었다.
이어 “A 중령은 사단 내 사고가 잦아 부대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했다”며 “투신 병사가 사망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고, 가벼운 사건이라고 생각해 상급부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중령이 상부에 투신을 보고하지 않은 것은 내부 규정에 어긋나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견해다.
이에 A 일병의 가족은 “군이 가혹 행위를 뿌리 뽑을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반발했고, 군 검찰은 고등군사법원에 항소했다. 해병대는 보통군사법원 무죄 판결과 상관없이 A 중령은 곧바로 징계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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