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유대감 약해지면서 아동학대도 증가"
전문가 "학대 가정,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사회적 고립 대부분"
최근 가족 간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과거 전통적인 방식의 가족·사회구조가 바뀐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보다 자유로워진 사고로 가족 간 유대나 책임감이 약화돼 아동학대와 같은 가족 간 범죄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2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아동학대는)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가족·사회구조가 바뀌며 생기는 일”이라며 “과거보다 가족관계가 점차 약화·해체됨에 따라 책임감도 그만큼 감소하며 (아동학대와 같은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가족화로 가족관계의 범위가 줄어들고, 이혼·재혼율의 증가로 가족 간 자유로운 관계가 확대되며 이 과정에서 결혼에 따르는 책임감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에 점차 사회 전체적으로 통합이 약화돼 아동학대와 같은 범죄가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류 교수는 “이혼이나 재혼이 과거에 비해 자연스러운 일이 되면서 즉흥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재혼이라는 새로운 결합에 따른 자신의 선택, 자기 의무, 책임이 확고히 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준비 없이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돼 계부·계모가 있는 가정에 어려운 사건들이 많이 생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아동학대 행위자의 가족 간 상황을 살펴보면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가족갈등이 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친인척 및 이웃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며 사회적으로 점차 고립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고립된 가정에서 학대가 발생할 경우 이를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워 학대가 점차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학대 행위자들의 가족 간 상황을 보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가족갈등이 심해 친인척 간 소통·교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으로 고립된 가정에서 학대가 발생할 시 그 정도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동학대를 감소 및 근절하기 위해서는 법체계보다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정 기관장은 “아동학대 사건의 피의자들은 항상 ‘훈육’이라고 얘기한다”며 “아이에게 잘못된 부분을 지적할 때 폭행이 사용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훈육에 대한 인식이 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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