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 없어요” G5 출시 첫 날...어수선한 현장
일부 대리점 “G5 물량 부족으로 예약만”
공급 차질에 보조금 정책 중단...전산망 고장으로 개통 지연
“G5 핑크 모델만 바로 개통 가능한데...잠시만요, 전산이 멈췄네요.”
LG전자의 명운이 달린 스마트폰 ‘G5'가 출시 첫 날부터 불안정한 행보를 보였다. 서울 강남의 대형 클럽을 빌리며 대대적인 마케팅 행사를 진행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G5 출시 첫 날부터 일부 이통사에서 보조금 정책을 실으며 가입자 쟁탈전에 나섰지만, 정작 공급 물량이 충분치 않아 정책을 중단시키는가 하면 한 편에서는 전산망에 오류가 발생해 개통이 지연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달 31일 이동통신3사를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G5'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에 이어 G5까지 새 단말의 출격에 유통점에서도 기대감이 한 껏 고조됐다. 그러나 단말 제조사와 이통사의 불협화음으로 첫 날 판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당일에 유통가에 공급된 G5 물량은 한 대리점에 10대 미만일 정도로 충분치 않았다. 직영점이나 규모가 있는 대리점을 위주로 물량이 공급됐고, 판매점 대부분은 물량이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광화문 KT 올레스퀘어 관계자는 이날 오후 5시쯤 “첫 날 G5를 6대 팔았는데, 물량이 없어서 대부분 예약으로 받았다”며 “현재 바로 개통 가능한 제품은 G5 핑크 모델 밖에 없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제품 출시 첫 날에는 물량이 소량 공급될 수 있긴 하지만, 최근 3년 이내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아이폰6’, ‘갤럭시S7'의 경우 출시 첫 날부터 전국에 엄청난 물량공세로 판매량 굳히기에 나섰다”며 “LG전자가 희소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근의 추세와는 맞지 않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마저도 자체 전산망 오류로 단말 개통 절차조차 밟지 못했다. KT와 유통점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내부 전산망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해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단말은 물론 초고속 인터넷 개통도 중단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순식간에 각각 가입자 500명 이상을 뺏겼다. KT의 전산은 이날 오후 8시가 지나서야 정상화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 이통사에서는 G5에 판매장려금(리베이트) 35~38만원을 지원하면서 가입자 확보전에 나서기도 했지만 유통점에 물량이 없어 보조금 정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유통가의 판매장려금은 30만원 안팎에서 형성된다. 해당 이통사로서는 본격적인 가입자 쟁탈전을 시작하기 전에 총알을 준비했는데, 정작 무기가 없어 맥이 빠져버린 형국인 셈이다.
G5의 본격적인 판매는 이번 주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신도림 테크노마트나 일부 온라인 등에서 이르면 주말이 시작되는 1일 오후부터 보조금 과열 경쟁 조짐이 있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출시 첫날에는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지만, 주말쯤엔 대부분 물량이 구비돼지 않겠느냐”면서 “고객들의 G5에 대한 관심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향후 대량 판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명 '트랜스포머폰'으로 불리는 G5는 조준호 LG전자 MC 사업본부장(사장)의 처녀작이다. 최초 모듈 방식을 도입해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판매 부진으로 곤욕을 겪고 있는 휴대폰 사업의 터닝포인트를 마련해 줄 구원투수로, 전사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면서 G5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출고가는 83만6000원으로 삼성전자 ‘갤럭시S7'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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