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150석·더 110석·국 25석? 패자 없는 그들만의 리그
180석→150석, '엄살' 피는 새누리당
130석→110석, '수권정당' 의미 잊은 더불어민주당
40석→25석, '호남당' 굴레 못벗어난 국민의당
20대 총선 레이스가 본격 궤도에 오르며 각 당이 공식 선거운동에 나선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각 당이 내세운 목표 의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각각 180석에서 150석으로, 130석에서 110석으로, 40석에서 25석으로 목표를 하향조정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목표가 패배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다.
실제로 세 정당의 목표 의석을 전부 더해도 국회의원 정수인 300석에 15석이나 모자르는 숫자로 총선 후 여차하면 모든 정당이 서로 '승리'했다며 자축하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19대에 각 정당이 차지했던 의석수보다 더 적은 숫자를 목표라고 제시해 놓은 것에서부터 집권정당·수권정당 등을 외치는 정당의 목표라고 하기엔 초라하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180석→150석, '엄살'피는 새누리당
올해 초까지만 해도 새누리당의 목표는 국회선진화법 저지를 위한 전체 의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이었다. 하지만 지난 30일 김무성 대표는 목표 의석을 150석이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당과 대통령 그리고 나라를 위하는 일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얻는 것"이라며 "과반수 득표가 아렵다고 판단해 그런 결정(무공천 지역 설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엄살이라는 분석이다. 공천 파동으로 수도권에서 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자 지지층인 보수세력 결집을 위해 앓는 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조사한 지난달 30일 여론조사에서 정당지지도를 보면 전주에 비해 새누리당의 정당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지율 하락 지역은 수도권보다 전통적 새누리당 지지지역인 부산·울산·경남 지역과 대구·경북 지역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은 '공천파동'보다 '야권분열'로 수도권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130석→110석, '수권정당' 의미 잊은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도 당초 130석까지 높여 잡았던 수치를 최근 110석으로 다시 낮췄다. 국민의당의 출현으로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이 흔들리고, 수도권 3파전으로 여당이 어부지리를 취하는 의석이 다수 있다고 하더라도 '수권'을 운운하기엔 초라하다.
정장선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장은 지난달 31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당초 130석을 목표로 했으나 상황이 조금 어려워졌다고 판단돼 하향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이어 "수도권에서 야권분열이 되면서 야당끼리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며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경합지역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판단해 110~120석 사이로 목표를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대일 구도가 된다면 야권이 과반수도 넘겨볼 수 있는 정치지형"이라며 국민의당에 야권연대를 압박하기도 했다.
40석→25석, '호남당' 굴레 못벗어난 국민의당
'문제는 정치'라며 선거에 뛰어든 국민의당은 애초 교섭단체를 목표로 삼았다가 이를 다시 정정, 40석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이 40석이 대체로 안풍(安風)에 의지한 호남에 편중돼 '호남 자민련' 비아냥을 사고 있다. 그나마 40석조차 당의 전략홍보본부장인 이태규 본부장은 "합법적인 모든 수단을 동원했을 경우의 희망 목표치"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30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현실적인 수준은 25석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국민의당은 여당과 야당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며 합리적 보수·개혁적 진보를 영입, 외연을 확대하고 양당에 긴장감을 조성하겠다는 주장과는 다르게 호남이라는 지역에 국한돼 '야권의 정해진 파이를 두고 다툰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같은 각 정당의 소극적인 목표 설정에 정치권은 '패자가 되고 싶지 않은 심리'라고 꼬집었다. 총선 이후 바로 대선 체제로 이어지는 시간적 특수성도 거론됐다.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각 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대권 '잠룡'들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패자'보다는 모두가 '승자'인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각 정당의 목표의석 조정을 놓고 "총선에서 정당의 목표 의석수 설정은 각 정당의 자유고 각 당의 판단에 따라 설정된다지만, 지나치게 소극적인 목표의석 설정으로 서로의 보신주의 속에 정당은 '승자', 국민은 '거수기'인 '패자 없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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