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표심에 쏠린 눈들, 20대 총선 변수될까
'지지층 이탈 막기' 새누리·'2030 잡기' 더민주·'중도층 여기로' 국민의당
전국 단위 국회의원 선거에서 처음 실시되는 '사전투표'는 4.13 총선 결과의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역대 사전투표튤은 2013년 4.24 재보궐 선거에서 4.9%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11.5%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사전투표를 적극 활용하는 연령층이 2030세대라는 점에서 각 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는 사전투표의 위력이 컸음에도 기대만큼 높은 투표율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 투표율은 오전 내내 2010년 지방선거에 비해 낮았다가 사전투표를 합산한 후부터 앞서기 시작해 1995년(68.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56.8%를 기록했다. 격전지역의 경우, 투표율이 오히려 전국 평균을 밑돈 경우도 많았다.
전국적으로 남성과 29세 이하 젊은 층의 참여도가 높았던 것도 특징이다. 당시 남성이 13.98%, 여성이 9.20%로 남성의 사전투표율이 높았으며,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가 15.97%로 가장 높았고, 60대가 12.22%로 다음을 차지했다. 이어 50대 11.53%, 70대 이상 10.0%, 40대 9.99%, 30대 9.41%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전라남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대구가 최저였다.
이러한 사전투표의 특성을 감안할 때 각 당은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투표를 촉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는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도 '높은 투표율은 야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이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7일 브리핑을 통해 "내일부터 모레, 이틀동안 4.13 선거의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대한민국을 재도약시킬 힘이 있는 후보, 안보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주시길 바란다"며 여당의 강점인 '안보'를 내세웠다. 안 대변인은 "경제성장을 위한 비전도 없고, 안보 상황에 무디기만 한 야당이 20대 국회를 장악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야당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이밖에도 새누리당은 이날 지도부와 청년당원이 함께 부른 '반성과 다짐의 노래(반다송)'를 사전투표 노래로 소개했다. 노래로서 지지층 이탈 움직임 막기에 나선 것이다. 반다송은 가수 윤형주의 '연가'를 개사한 노래로, 청년당원들이 "알바도 이렇게 하면 지금 바로 잘려요" "정신차려요, 싸우지 마요, 일하세요, 잘 하세요"라고 쓴소리를 하면, 이에 당 지도부가 "(정신) 차릴게요, 안싸울게요, 일할게요"라고 화음을 넣는 형식이다.
반면 야당은 젊은 유권자의 투표가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30대의 장하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전투표위원회까지 설치해 사전투표을 2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총선 후보자 전원이 사전투표에 참여토록 할 계획이다. 전국의 권리당원에게도 사전투표를 권고했다.
국민의당은 무당층이나 중도층을 사전투표장에 끌어내기 위한 홍보전에 집중하고 있다.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현상이나 정책 등을 냉철하게 따져보고 정치적으로는 대체재를 찾고 있으나 대안이 없어서 그동안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층인 '스마트 보터'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분들을 투표장에 나오시게 하는 것이 국민의당 후반부의 핵심적인 전략 과제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도 8일 고양 지역구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다.
사전투표가 유권자들의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개표 지연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에 대한 보완 여부 또한 지켜봐야할 사안이다.
지난 6.4 지방선거의 개표는 사전투표 때문에 개표가 상당히 늦어졌다. 관외 투표(해당 지역 외)일 경우 투표용지를 봉투에 넣은 뒤 밀봉해 투표함에 넣는다. 이 봉투는 해당 지역으로 발송돼 선거 당일 개표가 시작되면 함께 개봉한다. 당시 투표용지를 선거구 단위로 나누고, 유무효표를 확인하는 등의 분류 작업이 추가돼 시간이 지연됐다. 이에 관외 투표용지를 투표한 지역에서 개표하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이번 사전투표제에도 반영되지 못했다.
한편 유권자들은 별도의 신고 없이도 8, 9일 본인의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읍·면 사무소와 동주민센터, 주요 기차역 등 자신의 주소지와 상관없이 가까운 사전 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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