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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의 딜레마…'엔딩과 PPL'


입력 2016.04.16 10:01 수정 2016.04.16 13:56        김명신 기자

'파리의연인' '태후'까지 결말 구설

황당 판타지 개연성 부족…한계로 지적

김은숙 작가는 'PPL의 신' 'PPL 여왕'이라 불릴 만큼 PPL 활용 능력을 갖춘 작가로 꼽히지만 매 작품 속 과도한 PPL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 SBS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

잇단 흥행 드라마를 써내며 최고의 인기 작가로 등극한 김은숙 작가의 의미심장 발언이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로맨틱코미디 뿐만 아니라 휴먼드라마까지 섭렵했다는 평을 얻고 있는 김 작가는 이번 작품 만큼은 '마지막회 논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은숙 작가의 전작들을 보면, 드라마 '파리의 연인'부터 시작해 작품마다 황당한 극 마무리로 '다 된 밥에 재뿌렸다'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스타 작가이기도 하지만 '뒷심 부족 작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수치로 지상파 드라마계에 또 다른 신기록을 수록한 '태양의 후예'의 마지막회를 앞두고 김 작가는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태양의 후예’ 결말에 대해 언급했다.

김 작가는 “그동안 엔딩에 대해 시청자 분들게 혼이 많이 났다. 아마 같은 실수는 하지 않지 않을까 싶다”며 세간의 반응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평균 시청률 30%…그럼에도 불구하고 '용두사미'

김은숙 작가는 몇몇 꼽히는 스타작가 중 하나다. 평균 시청률 역시 톱에 들 정도로 그 필력이 대중들에게 '먹히는' 작가로 유명하기도 하다. 물론 오글거리는 대사 처리가 일부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은숙표 멜로'는 분명 범국민적 호응을 이끌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초반에 확 끌어당기는 힘 있는 전개와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극이 산으로 가거나 황당한 전개가 이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전작들의 예를 보더라도,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경우, 평균 시청률 40.1% 최고 시청률 51.5%라는 역대 전무후무 기록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황당 결말 드라마로 회자되고 있다. 최고 시청률 드라마에서 최악의 황당 종영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셈이다.

김은숙 작가는 'PPL의 신' 'PPL 여왕'이라 불릴 만큼 PPL 활용 능력을 갖춘 작가로 꼽히지만 매 작품 속 과도한 PPL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 SBS

현빈 하지원의 '시크릿 가든' 역시 초반에 20%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시크릿' 붐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극중 여주인공은 뇌사를 당하는 가 하면 후반부로 진입하면서 다소 늘어지고 황당한 전개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돼 논란은 피했다.

‘신사의 품격’이나 '상속자들'의 경우에는 그 나마 별 탈 없이 극 전개가 진행되는 듯 했지만, 돌연 등장한 출생의 비밀과 산만한 로맨스, 특히 김 작가 특유의 '기승전로맨스'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기존의 드라마들에 비해 화제성이나 시청률면에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은숙', '황당해도 김은숙'이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무시할 수 없다. 그 만큼 김 작가는 대사 하나하나에 함축적 의미를 담고, 대중들의 마음을 흔들게 하는 필력이 가지고 있다. 오글거리지만 몰입이 되고, 베드신이 아니지만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그 필력은 분명 높이 평가받을 만 하다.

'김은숙=PPL여왕' 웰메이드에 찬물…김 작가의 옥의티

제작비가 얼마가 됐든 제작진은 당연히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한다. 당연한 경제논리다. 때문에 드라마 속 간접광고(PPL)에 주력하고 그 PPL은 무시할 수 없는 매출 확보줄로 논란 속에도 불구하고 강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상파 드라마의 경우, 대놓고 PPL을 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 그야말로 간접적으로 광고하는 방향을 선택한다.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들을 보면 간접이 아닌 직접 광고를 선택하며 'PPL여왕'이라는 수식어까지 등장했다. '드라마 전개에 몰입 방해'라는 시청자들의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PPL 기업들의 광고를 대놓고 한다.

매 드라마마다 과도한 PPL 논란 속에서도 이번 '태양의 후예'에서는 대놓고 60분짜리 광고를 만들어내 빈축을 샀다. 마지막회의 경우에는 해피엔딩이지만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건강보조식품부터 자동차, 주방용품, 스마트와치, 액세서리, 아웃도어 용품까지 대놓고 클로즈업해 웰메이드에 옥의티가 됐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강수를 둔 김 작가의 '뚝심'에 역시 김은숙이라는 감탄(?)세례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김은숙 작가는 'PPL의 신' 'PPL 여왕'이라 불릴 만큼 PPL 활용 능력을 갖춘 작가로 꼽히지만 매 작품 속 과도한 PPL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 KBS NEW

김은숙 작가는 'PPL의 신' 'PPL 여왕'이라 불릴 만큼 PPL 활용 능력을 갖춘 작가로 꼽힌다. 잇단 히트 드라마 속 PPL은 과도하지만 유치하지 않게, 신제품이나 유행 아이템을 적재적소 배치하며 얻은 수식어다.

그러나 이번 '태양의 후예'의 경우에는 후반부의 경우 'PPL드라마'로 꼽힐 정도로 수위가 높았다. PPL이 30억 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 제작비 130억 원에서 1/4을 충당했을 정도니 초대박 수익을 이끌어낸 셈이다. 그러나 매출의 증가와 함께 시청자들의 불만 역시 증가세를 기록했다.

시청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드라마 몰입 방해'를 지적했고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내에서는 합법이지만 해외에서는 나라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일 예로 중국 진출과 관련해 과도한 PPL 규제가 시작될 경우 여타 국내 드라마들의 여파 역시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전제작의 성공, 시청률 40%의 한국 드라마계 새로운 역사를 기록한 ‘태양의 후예’가 ‘PPL 잡탕’ ‘PPL의 후예’라는 불명예로 평가 받을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때문에 김 작가의 능력에 반해 한계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해피엔딩이지만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지적과 더불어 PPL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분명 김 작가가 묵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시청률만 올리면 되고 매출만 높이면 된다 식의 드라마 제작은 분명 용두사미가 될 확률이 높다. 과거 시청률 50%가 넘는 인기 작가의 경우, '막장의 대가'라는 불명예 속 시청자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다.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그 만큼 대중들은 김 작가의 필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의 '오글거리는 대사'가 벌써부터 기다려지고 있다. 하지만 매 작품이 그랬듯, 엔딩에 대한 두려움과 불편한 PPL이 기대와 동시에 반감을 갖게 하고 있다. 거부감 없는 PPL 활용은 김 작가가 풀어내야할 숙제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은숙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것은 바로 '김.은.숙'이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김 작가의 파워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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