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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최우선' 지목된 현대상선 운명은?


입력 2016.04.19 14:54 수정 2016.04.19 14:58        박영국 기자

법정관리 조기 돌입? 해외 선주 압박 카드?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본사 전경.ⓒ현대그룹

한국경제를 총괄하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의해 ‘구조조정 최우선 순위’로 지목된 현대상선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 관심이다.

유일호 부총리는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급과잉업종·취약업종 구조조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특히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액션에 들어갈 수밖에 없고 제일 걱정되는 회사가 현대상선”이라고 언급했다.

유 부총리의 언급은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우선 현대상선의 조기 법정관리 돌입 가능성이다. 그동안 4·13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이슈로 인해 답보상태였던 기업 구조조정이 총선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장 취약업종으로 꼽히는 해운 분야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상선을 방치해 둘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 18에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채권은행들이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원칙에 의거해 과감하고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해 달라”고 독려해 현대상선 법정관리설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대상선이 이미 자구안의 상당부분을 이행했고, 회생의 결정적인 열쇠로 지목되는 용선료 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칼을 대는 것은 득이 될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29일 채권단으로부텨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 의결을 받아냈으며, 이달 중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을 마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달 사채권자집회에서 공모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해 8100억원의 사채원리금 미지급이 발생했으나, 용선료 인하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회사채 문제도 순조롭게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유 부총리의 발언도 다른 측면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현대상선에 칼을 대겠다는 게 아니라 현대상선과 용선료 인하 협상을 진행 중인 해외 선주들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상선에 배를 빌려주고 용선료를 받지 못한 해외 선주들은 채권단(은행) 및 사채권자와 함께 현대상선이 법정관리 대상이 되거나 완전히 무너질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3대 채권자 중 하나다.

즉, 용선료 인하를 거부하고 버티다가는 채권이 동결되거나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유 부총리가 현대상선에 대한 법정관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선주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해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에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

유 부총리가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에 대해 “협상 결과가 중요하지만 잘 될지 자신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도, 협상 결과에 따라 현대상선 법정관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선주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외국 선주들도 (현대상선이) 완전히 무너지면 손해만 보기 때문에 나름의 전략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해석과 일맥상통한다.

현실적으로도 용선료 인하 협상 실패가 현대상선의 법정관리로 이어질 가능성은 다분하다. 채권단이 지난달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개시를 의결하면서 내세운 전제조건은 ‘용선주와 사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동참’이었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채권단도 채무 1조2000억원의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 유예를 취소할 것이고, 현대상선은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유 부총리의 이번 발언으로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에 있어 용선료 인하 협상이 갖는 의미는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해외 선주들도 지금 진행 중인 협상 결과에 따라 좀 더 받아내느냐, 모두 포기하느냐가 결정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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