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대신 '겸손' 택한 더민주 당선자 회의
원내 제1당의 영예보다 집권당 되기 위한 '마음가짐' 다잡아
'지옥 갔다'온 문희상 '혼자 살아 남은' 이개호 등 분위기 숙연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으로 원내 1당의 영예를 얻었다. 2017년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명령을 완수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제20대 국회 당선자 회의'를 열고 12년 만에 탈환한 원내 제1당의 기쁨을 누렸다. 동시에 오는 2017년 대선에서 집권을 하기 위해선 '겸손해야 한다'며 서로 조언하는 모습도 보였다.
야권 분열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고 자평하는 더민주의 모습엔 20대 국회에 대한 '설렘'과 야권 텃밭인 호남에서 완패하고 공천 배제(컷오프) 등으로 동료를 잃은 '슬픔'이 공존했다. 특히 광주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개호 의원(광주 담양함평장성영광)은 당선자 인사 도중 동료를 잃은 슬픔을 드러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반면 공천 배제(컷오프) 됐던 문희상(경기 의정부시갑)의원은 6선의 배지를 달고 서로 인사를 나누며 기뻐하는 후배들을 말없이 지켜봤다. 그는 "죽었다 살았다 천당 갔다 지옥 갔다. 바빴다"며 "처음처럼 마지막까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짧은 인사를 남겼다.
◇ "겸손해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123석을 확보한 더민주의 화두는 '기쁨'이 아닌 '겸손'이었다. 원혜영(경기 부천시오정구), 이석현 의원(경기 안양시동안구갑), 박영선(서울 구로구을), 정성호(경기 양주시동두천시), 민병두(서울 동대문구을) 의원, 전해숙(서울 광진갑), 김진표(수원시무) 당선자 등이 당선자 인사에서 이를 언급했다.
원 의원은 "대선 집권 가능성이 생겨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선거 치를 때 떨어질 것 같다고 생각했던 분들은 그때 생각하면 겸손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 당선자는 "우리가 정당 득표에서 제3당을 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며 "늘 깨닫고 겸손해야만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당부했다. 전 의원 또한 "말 잘하는 것보다 겸손하게 (국민들의) 눈물을 닦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대선 승리 위해 노력하자"
더민주는 이날 축포를 터뜨리는 대신 '겸손'을 언급하며 자세를 낮췄지만, 원내 제1당이 되면서 집권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겸손' 다음으로 당선자들 사이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대선'이었다. 이들은 "대선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 "정권교체를 위한 밀알이 되겠다"는 포부를 쏟아내며 당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광주 전남의 유일한 생존자' 이개호 의원이 "같이 활동했던 동료들을 다 잃고 혼자 왔다"며 "야권의 심장인 광주 전남을 반드시 찾겠다"고 포부를 밝히자, 집권을 위해서는 "이 의원의 눈물을 기억해야 한다"는 자중의 목소리가 나왔다. 5선 추미애(서울 광진구을) 의원은 "고군분투한 이 의원의 눈물이 그냥 눈물이 아니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며 "호남 없이 우리 정치가 설 수 없었던 세월이 많았다. 호남을 빼고 우리가 정권교체를 할 순 없다. 통합의 기반 위에 다 같이 정권교체를 향해 힘차게 행진하자"고 말해, 대선에서 호남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웠다.
이날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또한 집권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4년 동안 내 자리를 확보했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여러분들이 대선에서 기필코 정권교체를 해야겠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며 "내년 대선까지 각별히 노력해 경주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 "입은 닫고 귀는 열자"
6선의 고지에 오른 정세균 의원은 이날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경청 투어를 실천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직접 들어보고 실천해 보자는 것이다.
이에 김영주(서울 영등포구갑) 의원 또한 정권교체를 위해 2가지를 제안하겠다며 "1년만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참아달라. 말을 아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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