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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낙하산 감사' 내정설에 여의도 '전운'


입력 2016.04.21 11:44 수정 2016.04.21 11:45        이충재 기자

신동철 전 청와대 비서관 상임감사 '내정설'에 노조‧야당 반발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에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의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에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의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 내부에선 낙하산 인사로 촉발된 ‘KB사태’를 떠올리며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생채기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B사태는 서로 다른 연줄을 타고 온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 간 갈등이 만들어낸 관치금융 폐해의 대표적인 사례다. 국민은행 임직원들에겐 ‘리딩뱅크’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뼈아픈 기억이다.

21일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이 규제산업이어서 한계가 있는 것을 느끼지만, 이렇게 대놓고 낙하산을 내려 보내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라며 “동료 직원들도 이번 내정설에 ‘말도 안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신 전 비서관은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과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여론조사단장을 맡아온 여론조사 전문가다. 신 전 비서관의 내정설이 나온 상임감사는 금융자산을 감독하고 금융사고 등을 예방 감시하는 중책으로 국민은행의 2인자로 불리는 자리다.

'KB사태 상처' 아물지도 않았는데...윤종규의 '성과인사'철학과 정면 배치

이번 내정설이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겸 은행장의 ‘성과와 역량 위주 인사’ 철학과 정면 배치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은행 상임감사 자리는 보이지 않은 손이 호시탐탐 노려왔지만, KB사태 이후 1년 4개월 넘게 공석으로 ‘지켜온’ 자리다. 그동안 금융당국 임원 출신이 자리를 꿰찼다.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의 감사자리에 금융당국 출신이 내려와도 크게 문제되지 않은 것은 적어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인사는 앞으로도 마구 낙하산을 내리겠다는 의미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막는 것이 당연히 가장 좋고, 윤종규 회장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노조‧야당 '낙하산 인사 불가'…총력투쟁 예고

이번 내정설 논란과 관련 금융노조와 야당은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규탄했다.

우선 국민은행 노조는 “신 전 비서관은 금융과 관련한 경력이 전무한 인물”이라며 “이런 인사를 금융기관 감사로 앉히겠다는 발상 자체가 국민은행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낙하산이 국민은행을 넘본다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금융산업 노조도 “낙하산 인사 간의 권력 다툼으로 인한 갈등을 봉합하고 새 출발한 것이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또 다시 낙하산 인사로 내려 보내려는 것을 절대 묵과할 수 없다”며 “금융노동자의 명예를 걸고 총력투쟁으로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20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내정설은 대통령 측근에 대한 보은인사를 하려는 것이거나 관치금융 미련을 못 버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낙하산 인사는 불가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내정설에 대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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