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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당초 예고한 5차 핵실험 '깜깜무소식' 왜?


입력 2016.05.10 10:11 수정 2016.05.10 10:13        하윤아 기자

전문가들 "북중관계 악화 우려…시기 조율 중일 뿐 감행 가능성은 여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7차 노동당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5차 핵실험의 강행 시기를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앞서 제7차 노동당대회를 앞두고 북한의 5차 핵실험 징후가 위성사진 등을 통해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다. 이에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대회 직전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당대회 나흘째인 9일 현재까지 5차 핵실험은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당대회 전 5차 핵실험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지 않은 이유와 관련, 북한 전문가들은 현재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강경한 반대와 압박이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반대하는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북중동맹이 와해될 위험이 있고, 북한 입장에서는 이 같은 관계가 향후 평화공세 국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초빙교수는 9일 '데일리안'에 "북한으로서는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북중동맹이 파탄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두고 5차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마 당대회 이후 북한은 평화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이는데, 6자회담과 평화협정을 동시에 다루는 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평화협정은 그동안 북한과 중국이 함께 주장해온 것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중국과의 관계개선 차원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평화공세를 취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지 못한 데에는 무엇보다 북한의 5차 핵실험 강행으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진전될 것을 우려한 중국과 러시아의 초고강도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고 당대회를 마치게 되면 북한이 중국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 돼 북중관계가 서서히 회복의 방향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미 북한이 4차 당대회로 세계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5차 핵실험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살피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5차 핵실험 감행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본보에 "외부세계를 굉장히 의식하는 김정은의 특성상 핵실험의 극적인 효과를 노리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당대회에 중국이 대표단을 보내지도 않는 등 예상외로 상당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과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상황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5차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북한은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때까지 핵개발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4차 핵실험이 끝난 뒤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핵탄두 폭발 시험을 지시했고, 또 핵강국을 완성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핵실험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당대회 직전에 핵실험 카드를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앞서 4차 핵실험이 국제사회로부터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든지 대화 국면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든지 향후 어떤 중요한 목적에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때 핵실험을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부 전문가는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 핵실험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국책연구소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목적이 북미간 평화협정인데, 그동안 선비핵화 조치를 주장했던 미국이 이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대신 북한에 한반도 상황을 안정시키라는 요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이 한국에 군사회담을 제안한 이유도 미국의 이러한 요구를 반영한 것이고, 5차 핵실험을 강행하지 않은 것도 향후 미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6일(현지시각) "최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북한이 조만간 5차 핵실험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8노스는 풍계리 핵실험장 6km 남쪽 통제센터로 추정되는 곳에서 소형 트럭 등 몇 대의 차량들이 포착됐으며, 이는 핵실험 징후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덧붙였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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