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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특대형 1호 행사 당대회, 어떻게 준비됐나


입력 2016.05.09 18:14 수정 2016.05.09 18:17        박진여 기자

북 호위사령부·보위부 등 조직지도부가 24시간 행사장 장악

북 당대회 비공개 진행 "한미연합군 '참수작전'에 겁먹은 것"

36년 만에 개최된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는 북한에서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이자 최고 지도자 김정은 제1비서가 직접 참여하는 ‘1호 행사’라는 점에서 최고경계태세 속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했다. 노동신문 캡처

36년 만에 개최된 북한 노동당 제7차 대회는 북한에서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이자 최고 지도자 김정은 제1비서가 직접 참여하는 '1호 행사'로 최고경계태세 속에서 진행됐다. 북한당국은 당대회 개막 사흘 전부터 평양시와 국경지역에 특별경비주간을 선포, 참가자들을 평양에 집결시키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북한은 최고 지도자가 참석하는 ‘1호 행사’를 치를 때 사전에 호위사령부, 국가안전보위부, 호위사령부 행사총국을 거치는 3단계 검열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당대회를 준비하면서도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공안기관들 주도의 불안 요소 단속 강화를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1호 행사’가 시작하기 며칠 전부터 노동당 조직지도부 소속인 호위사령부와 국가안전보위부 등 공안요원들이 행사 장소 주변을 장악·관리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1호 행사'를 사전에 감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때 공안기관들은 행사 24시간 전부터 주변 시설관리를 비롯해 위험물을 탐지하고 인근 주민들을 통제하는 등 해당 장소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감독을 시행한다. 이후 행사가 시작되면 호위사령부가 행사장 가장 안쪽에서부터 경계를 강화하고, 행사장 일대에서는 국가안전보위부가 주변 행인들을 대상으로 검문검색을 시행한다.

실제 ‘1호 행사’에 참석할 시 1차적으로 보위부 검열을 통해 신분증 대조 및 소지품 검사가 진행되고, 이를 통과하면 2차적으로 호위사령부 검열을 통해 본인확인 절차를 한 번 더 거친다. 각 조직에서 검증된 사람들만 ‘1호 행사’에 초청될 수 있기 때문에 재차 신분확인 절차를 거친다.

소지품 검사 시에는 무기가 될 우려가 있는 금속물질 등을 철저히 단속한다. 실제 취재차 카메라를 소지하는 경우 직접 카메라 셔터를 눌러본 뒤 이상이 없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9일 본보에 “1호 행사 시 기자들이 카메라를 소지한 경우 무기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벽에다 대고 한두 번씩 눌러본다"고 전했다.

실제 과거 북한 ‘1호 행사’에 참석한 경험이 있는 북한 인민무력부 장교 출신인 최주활 탈북자동지회 회장(전 북한군 상좌)은 같은 날 본보에 “호위사령부가 접수한 장소는 군부대든 공장이든 어디든 24시간 전부터 개미 한 마리도 근처에 얼씬 못 할 만큼 경비가 삼엄하다”고 전했다.

도로시찰도 마찬가지다. 김정은이 공개적으로 도로시찰을 할 경우 주변 아파트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은 24시간 전부터 집을 다 비워야 한다. 고층 아파트에서 김정은을 저격할 가능성을 우려해 24시간 전 집을 다 비우는 방식으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당대회 등 정치적으로 의미가 큰 ‘1호 행사’를 진행할 경우에는 몇 달 전부터 행사장 주변 접근 통제 및 점검이 시행된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같은 날 본보에 “‘1호 행사’의 경우 몇 달 전부터 철저히 보안태세를 유지하고, 행사에 동원될 사람들을 미리 교육시키는 등 미리 행사 시나리오를 짠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번 노동당 7차 대회서 직접 초청한 외신 기자들을 철저히 통제했다. 당대회 취재를 위해 방북한 외신 기자들은 정작 대회장 출입은 통제당한 채 ‘엉뚱한’ 평양 명소 곳곳을 안내받았다.

‘1호 행사’는 김 씨 일가의 신변안전을 가장 기본으로 하는 최고의 안전성을 기하는 행사로, 최고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로 모든 ‘1호 행사’에서 외부 출입을 통제하지는 않는다.

과거 2013년 북한이 주장하는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방북한 외신 기자들이 포토라인 없이 김정은 주위에 몰려들어 직접 취재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이는 당시 김정은 취임 1년차로 새로운 차기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행동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개방적 이미지를 강조하던 김정은이 이번 당대회를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한 것은 지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서 북한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참수작전’이 공개된 데 따른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본보에 “김정은 집권 이후 외신들과 직접 소통하거나 고위 북한 당국자가 직접 매체에 등장해 ‘소감’을 전하는 등 자유로운 이미지를 연출했으나, 최근 참수작전 이야기가 나오면서 김정은이 잔뜩 겁먹은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TV와 라디오 매체인 중앙방송·평양방송 등은 지난 8일 오후 ‘특별 중대 방송’을 통해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김 제1위원장의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결산)보고 장면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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