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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김용태 임명 '보이지 않는 손' 진짜 안보였다


입력 2016.05.16 17:58 수정 2016.05.16 18:06        문대현 기자

인선 과정서 핵심 친박들 본지 취재 결과 "상의 없었다"

외려 비박 핵심 정병국과 논의 "본인의 고뇌에 찬 결정"

정진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상견례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혁신위원장에 '비박계' 김용태 의원을 선임했다. 이와 함께 발표된 비박계가 다수 포함된 비대위원을 내정했다. 그간 '보이지 않는 손' 논란에 휘말렸던 정 원내대표가 탈계파 행보를 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인선에 진통을 겪던 혁신위원장에 비박계 강성 김 의원을 선임, 김 의원이 이를 수락했다.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 비대위에는 당 주류인 친박 대신 비박계를 대거 포진시켰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했던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이혜훈 당선자와 김세연 의원이 포함됐고 비박계 중 친김무성계로 분류되는 김영우·이진복 의원, 중도 성향의 홍일표 의원과 정운천 당선인의 이름이 들어갔다. 친박계의 한기호 의원도 포함됐으나 그는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인물이라 이름값이 상대적으로 줄어 들었다. 정 원내대표와 김광림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은 당연직으로 직을 얻었다.

면면으로만 보면 비대위원 10명 중 7명이 비박계인 셈이다. 이번 비대위는 7~8월경 치러질 전당대회까지 존재하는 한시적 지도부라 권한이 적을 거라는 우려가 있다. 혁신위는 비대위의 하부 조직이라 갖고 있는 권한은 더 적다. 혁신위의 안은 비대위와 전국위를 거쳐야 하는 복잡함도 있어 역할이 미미할 거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그렇다 할지라도 숫적으로 비박계가 친박계에 절대 우위를 점하며 비박계 위주로 이뤄진 이번 인사에 친박 의원들은 불만을 표했다. 홍문종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방송에 나와 아쉬움을 표했다. 홍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굉장히 고독한 결정을 한 것 같다. 한 쪽 계파에 쏠려 있는 시선을 갖고 문제를 진단하기 시작하면 그 결과물을 구성원들이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몇몇 분들하고 상의를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을 여러 분들이 말 한다"고 밝혔다.

또 일부 친박계 재선 의원들은 16일 오전 정 원내대표에게 강하게 항의 표시를 했다고 하고 이에 모자라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용은 급조했고, 절차는 하자를 안고 있다"며 "우물 안 개구리식 인선으로는 계파를 초월하라는 시대정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에는 정말 보이지 않은 '보이지 않는 손'

앞서 정 원내대표가 취임 직후 친박계 중심의 원내대표단을 꾸리고 비대위와 혁신위를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자 당 일각에선 "친박계의 지원을 받은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뜻을 반영해 당을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친박계가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터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정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직접 기자들을 불러 모아 "누가 그런 말을 하느냐. 가소롭다"고 발끈했다. 이어 "내가 계파 얘기 듣는 사람도 아니고 앞으로 계파가 무의미하게 될 것"이라며 "마누라 빼고 다 바꿀지 아느냐.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며 친박계의 의도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위와 비대위 인사가 나오자 이 역시도 표면적인 것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지 않았을까하는 의심의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 정 원내대표가 청와대와 어떤 형태로든 사전 교감이 있었을 거라는 관측마저 나왔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추측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박 좌장 서청원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몇몇 친박 중진 의원들과 통화를 한 결과 이번 인사는 정 원내대표의 의중이 많이 담긴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홍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와는 논의가 없었다"고 했고 또 다른 친박 중진 의원도 "연락온 바 없다"고 했다. 서 전 최고위원은 직접 통화에 응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측근은 "본인(정 원내대표)이 알아서 했겠지"라고 말했다.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은 전화기를 꺼둔 상태였다. 상임고문단과도 특별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전혀 내게 언급이 없었다"고 알렸다.

그러나 정 원내표는 비박계의 정병국 의원과 관련된 통화를 나눴다. 정 의원은 "(정 원내대표에게로부터) 전화가 왔었다"고 털어놓았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나 비박으로 분류되는 한 중진 의원은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결국 정 원내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특정 계파의 목소리를 담기 보다 자신이 갖고 있던 의중에 따라 결정을 하고 일부 의원들에게 그 결과를 알렸을 것으로 보인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본보에 "일부 인사와 논의는 거쳤지만 정 원내대표 본인이 고뇌의 결정을 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여러 곳의 의견을 들은 바는 있으나 누구의 청을 받았다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가장 가깝게 지내고 있는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많은 의견을 나눴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누구의 의견을 들었다는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확인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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