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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정계개편 우왕좌왕" 대놓고 디스한 속내는...


입력 2016.05.21 06:43 수정 2016.05.21 08:49        조정한 기자

"민생 이슈에 대해선 별다른 이야기 없이 권력 쟁취 인상만"

정치권 "정부심판론 불씨 살리고 악영향 면키위한 대책" 해석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정치권의 '정계개편' '대선' 관련 주제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20대 국회 개원을 10여 일 앞둔 상태에서 대권 잠룡들의 공식, 비공식적 행보가 '권력 쟁취를 위한 투쟁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20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원 구성이 되기 전에 벌써 정계개편과 대선 관련해서 우왕좌왕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점이) 일반 국민에게 정치권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주는 것 같다"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국민들이 두려워하는 민생 관련 이슈에선 별다른 이야기 없이 (정치권이) 권력 쟁취를 위해 투쟁하는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대권 주자로 언급되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등의 행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이며, 동시에 20대 총선에서 더민주를 원내 제1당으로 이끌었지만 최근 대선 이슈에 묻힌 '정권 심판론'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대권을 놓고 흩어지는 야권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 (대선) 후보는 그때 가서 결정되는 것"

김 대표는 지난 18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대선 후보는 결국 한 사람이 되고, 종국에 국민이 누구를 제일 선호하느냐가 나타나니 그때 가서 (후보가) 정해지지, 인위적으로 (당에서 특정한 후보를 키우려고 한다고) 되겠냐"고 반문하며 "실질적으로 후보 하나(안철수 국민의당 공동 대표)는 정해져 있다. 현 상태로는 더민주, 국민의당, 새누리당 3당이 (대권을 위해) 경쟁하는 체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쓸데없는 정력을 낭비하지 말고, 우리 당을 제대로 정비하고 알려 그 바탕에서 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단일화하려고 노력하다가 안 되면 나중에 국민에게 욕만 먹고 신뢰를 더 잃는다"고 말해 현 상태에서 대선 후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것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정계개편'에서 소외된 더민주 '정권심판론' 끌어올리려 노력"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잡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더민주가 원내1당이 되고나서 지금 현 분위기의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경제 심판이 계속 이뤄질 때 더민주의 지지율은 오르게 되고 1당으로서의 목소리가 의미가 있게 된다"며 "그런데 (정권심판론이) 정계개편 등의 뉴스에 묻히면 야권 전체에는 악영향이다. 그것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한 (김 대표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계개편 이슈에서 더민주가 사실상 소외돼 있다. 하지만 다른 이슈로의 전환이 (더민주에게) 득과 실을 크게 가져다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당장 정계개편이 진행될 가능성도 전혀 없다. 따라서 도움이 안 되는 일에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연루되는 것은 개별 정당에 있어 도움이 안 된다는 측면으로 (김 대표의 발언을) 해석한다"고 말했다.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되고 있는 가운데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데일리안

"19대 국회 마감하며 촉발된 이슈...'권력 놀음'으로 인식될 가능성 있어"

김 실장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전후로 각 당에서 나온 정계개편 이슈들이 더민주를 소외시킨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새누리당에서는 친박과 비박이 대립하며 나온 '분당론'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새누리당의 연정은 없다"면서도 "새누리당에서 합리적 보수주의 성향 인사가 온다면 받겠다"고 밝혀 여권 내 중도 보수 세력의 흡수 의사를 내비친 것을 예로 들었다.

또한 손 상임고문이 지난 18일 5.18기념식 자리에서 "국민과 청년들이 희망을 잃고 좌절에 빠져 있다. 그 분노와 좌절의 표시가 이번 4·13총선 결과였다"며 "총선 결과를 깊이 새겨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을 제대로 안아서 새판을 짜는데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강조, 사실상 정계 복귀를 시사한 것도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19대 국회가 마감되는 과정에서 확산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새누리당의 내홍으로부터 촉발된 정계개편론은 더하기, 빼기의 다분히 공학적인 면이 있다"며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만의 권력 놀음'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또한 '연정론'에서 취했던 공격적인 접근과는 달리 제한적인 접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정계개편론과 결부되는 것 자체가 지지층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조정한 기자 (impactist9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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