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채무재조정 모두 성공 '용선료 인하만...'
"용선료 인하, 조만간 긍정적 결과 있을 것"
현대상선이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5차례의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을 모두 통과시키면서 경영 정상화에 파란불이 켜졌다.
현대상선은 1일 연지동 본사에서 1200억원 규모의 176-2회차 공모사채 채권자들을 대상으로 사채권자집회를 열고 50%이상 출자전환 등의 채무조정안을 상정, 의결했다.
앞선 4차례의 사채권자집회에 이어 마지막 집회에서도 채무조정안이 통과되면서 현대상선은 계획했던 대로 올해와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총 8042억원의 출자전환 및 만기 5년 연장에 성공했다.
이번 집회에서 현대상선은 투자자들에게 50% 이상 출자전환, 2년 유예·3년 분할상환 5년 만기 조건의 채무조정안을 제시했다.
투자자들은 주식을 신주 상장 직후 매도 가능하고 용선료 협상도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는 현대상선의 설명에 조건을 수용했다.
특히, 이번 집회 중 개인투자자들이 많아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알려진 186회차와 3월 17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부결됐던 176-2회차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 집회의 투자자들도 현대상선이 제시한 조건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총 5회의 집회가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투자자들의 이해와 신뢰에 감사드린다”며 “남은 용선료 협상 마무리와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에 총력을 다해 빠른 시일 내에 경영정상화를 이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지난 2월 발표한 자산매각, 사채권자 집회, 용선료 협상의 고강도 추가 자구안 중 용선료 협상만 남겨 두게 됐다.
또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달 24일 채무조정안을 의결하면서 조건으로 내건 사채권자 집회, 용선료 협상, 해운동맹 편입 중 큰 숙제 하나를 해결하게 됐다.
5차례의 사채권자집회 중 한 번만 실패해도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했으나, 일단 큰 고비를 넘긴 셈이다.
다음 고비는 용선료 인하 협상이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협상도 조만간 긍정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빠르면 이번 주 내에 협상을 완료하고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용선료 인하 폭은 당초 목표로 잡았던 28%보다는 낮은 20% 선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현대상선의 회생에 큰 도움이 된다. 현대의 지난해 용선료 지급액은 9760억원에 달하며 여기서 20%를 인하하면 연간 2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용선료 인하까지 마무리되면 해운동맹 가입은 순조로울 것으로 보인다. 제3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 편입에 현대상선이 배제된 것은 ‘법정관리 리스크’였던 만큼 사채권자 집회에 이어 용선료 협상까지 성공할 경우 THE 얼라이언스 참여도 큰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정부 지원 하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확보할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됐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이 이뤄지면 정부의 ‘선박 건조 지원 프로그램’의 조건인 부채비율 400% 이하를 충족시켜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통한 선대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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