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타결 '초읽기' 한진해운은 이제...
현대상선, 이번주 선주들과 MUO 체결 전망
한진해운, 용선료 조정에 공감대…인하폭 협상 앞둬
현대상선이 지난주 사채권자집회에서 채무재조정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주 용선료 인하 협상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지며 순조로운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반면 한진해운은 이제 용선료 인하 협상 시작 단계에 들어서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7일 금융업계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번 주 안으로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재조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주 사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용선료 조정에 대한 상당한 진척을 이뤘으며 조속한 시일 내 합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5개의 컨테이너 선주사들과의 협상에서 매우 의미 있는 진척을 보이고 있으며, 벌크 선주사들에게는 최종 제안을 제시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용선료 비중이 높은 다나오스(13척), 조디악(6척), 이스턴퍼시픽·나비오스·캐피털십매니지먼트(각 5척) 등 컨테이너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벌크 선주들과는 보상안과 이자율 등을 세부 조율하는 상황으로, 이 부분만 마무리되면 용선료협상 타결 발표가 가능할 전망이다.
용선료 인하율은 당초 목표치였던 30%에 비해 낮은 20% 초반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 타결되면 채권단이 자율협약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용선료 인하, 해운동맹 가입 등 세 가지 중 두 가지가 충족된다.
해운동맹 가입의 경우 당초 현대상선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던 ‘THE 얼라이언스’에서 현대상선을 제외한 이유가 법정관리 리스크였던 만큼, 용선료 인하 협상이 타결되면 가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운동맹 가입까지 마무리되면 7~8월게 채권단 출자전환이 이뤄지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약 40%의 지분율로 현대상선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기존 대주주였던 현정은 회장 등은 지난 3일 이사회에서 7대 1 무상감자를 결정했으며, 오는 7월 15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감자안이 통과될 경우 지분율이 현대엘리베이터 3.05%, 현대글로벌 0.31%, 현정은 회장 0.29% 등 총 3.64%로 하락하게 된다.
한진해운의 경우 용선료 인하 협상이 아직 시작 단계로, 낙관이나 비관을 논할 상태는 아니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한 지 3개월 반이 지난 현대상선과는 달리 한진해운은 협상을 개시한 지 한 달도 안 돼 이제 1차 협상을 마친 상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타 사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용선료 조정 협상은 협상 초기부터 가시적이고 긍정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며 “꾸준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풀어 나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1차 협상에서 선주들과 ‘용선료 조정과 지불 지연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것’에 인식을 공유한 상태라고 회사측은 전했다. 용선료 인하폭이 문제지, 인하 자체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진해운은 조만간 후속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용선료 조정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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