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직 고수한 더민주, 국민의당 제안 받은 속내는?
"제안한 것 받는 형태라 부담 없고 새누리당 압박도 가능"
국회의장직을 고수하던 더불어민주당이 7일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제시한 '선(先)국회의장 선출안(먼저 국회의장을 선출한 뒤 상임위원장 협상을 시작하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민주는 이날 아침까지 새누리당에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내주고 국회의장직은 자당이 갖겠다는 논리를 펴오다, 국민의당의 갑작스러운 제안을 신속히 받아들였다. 그동안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원내제1당인 더민주가 국회의장직을 가져가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다"라며 의장직 양보 불가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도 "지금 의장을 누가 하느냐를 놓고 새누리당과 대립관계를 보이고 있는데 세계 모든 나라 의회에서 제1당이 의장하는 것은 누구에게 물어봐도 이상이 없다"며 "그동안 (새누리당이) 1당에만 익숙했다가 갑작스럽게 2당의 처지로 떨어져서 자꾸 고집하는 것 같다. 투표로 (의장을 뽑아보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이 같은 발언에 더민주 의원들은 박수로 공감을 표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또한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국회의장을 여소야대 정신에 맞게 야당 출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것이 타당하다"고 입장을 유지했으며 새누리당과 협상이 지연될 때도 법사위원장만 양보했을 뿐 국회의장직은 건드리지 않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랬던 더민주가 20대 국회 개원일인 이날 갑작스러운 국민의당의 '자유투표'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우리 당이 (선 국회의장 선출안을) 먼저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국민의당이 제안한 것을 우리가 받는 형태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명분 쌓기를 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며 "새누리당이 명분 없이 원 구성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새누리당에게 빨리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달라는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이다"라고 제안을 받아들인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김 대표가 국회의장직 양보 불가 입장을 표명한 것과 반대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 제안을 받아들이는 등 당내 대립각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일종의 역할분담을 한 것이다"라며 일축했다.
그는 "대표는 원칙론으로 우리 당이 가져오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한 것이고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그런 명분이 있음에도 원 구성 협상을 위해서 우리 당이 다 내려놓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라며 "지도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지속적으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국회의장을 고집한다면 이건 국민이 만들어준 민심과 반하는 것이고 우리 또한 김 대표처럼 (다시) 원칙적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 또한 더민주의 결정에 대해 "국민의당이 근거 없이 더민주에게 제안하지 않았을 것이다. 상당한 교감이 있었을 것이다. 국민들이 표심으로 (더민주가 원내제1당이라는) 구도를 만들어 줬는데 성과를 내지 못하면 국민들이 오히려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회의장 후보를 의원총회를 통해 내부에서 내고 본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쪽으로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더민주가) 단독 과반도 아닌데 20대 국회 내내 새누리당에게 끌려다니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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