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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여파에 또 다시 '가보지 않은길' 택했다


입력 2016.06.09 13:16 수정 2016.06.09 17:50        이충재 기자

한은 기준금리 역대 최저 1.25%로 인하…"구조조정 하방리스크 감안"

한국은행이 '가보지 않은' 1% 초반대 기준금리의 길을 택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한국은행이 '가보지 않은' 1% 초반대 기준금리의 길을 택했다.

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며 첫 1%시대를 연지 1년 3개월만이다.

특히 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당초 시장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인하를 주장하는 금통위원의 소수의견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구조조정 가속화에 따른 경기 하강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시장에선 최근 본격화된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한국경제에 한파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 한파 대비+미국 금리 연기에 '지금이 적기' 판단

수출 감소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내수도 금리 인하론에 힘을 실었다. 금통위원들이 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금리인하를 결정한 것은 그만큼 긴급처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 보다 경기부양이 더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우리경제는 '경기의 3대축'인 설비투자(-7.4%)와 민간소비(-0.2%), 수출(-1.1%)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여기에 대외적으로도 기준금리를 끌어내릴 환경이 조성됐다. 한은 입장에선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로 기준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를 인하할 시간적 여유를 벌었다.

이와 관련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의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금통위원들은 지금 한은이 먼저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하반기에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경기회복을 지원하려면 통화정책뿐 아니라 재정정책과 구조조정이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이번 금리 인하로 금리실효 하한선에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깜빡이'를 꺼뒀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는 "현행 금리수준이 완화적이고 실물경제 회복세를 뒷받침하는데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이런 표현이 향후 금리정책의 직접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수출 감소세+내수 약화+경제주체 심리 부진" 성장률 또 하향조정?

실제 한은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도 국내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소비 등 내수의 개선 움직임이 약화된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부진했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4월에 전망한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2.8%)를 또 한차례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월 1.0%에서 0.8%로 낮아졌다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에 접근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금융안정에 더욱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자본 유출입 동향, 기업 구조조정 진행 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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