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과 박 대통령, 인연 살펴보니...
15대 국회의원 동기지만 사학법 개정안으로 얼굴 붉힌 사이
15대 국회의원 동기지만 사학법 개정안으로 얼굴 붉혀
박 대통령, 정 의장 백봉신사상 다회 수상한 공통점도
20대 국회가 지난 13일 개원한 가운데, 행정부 수장인 박근혜 대통령과 입법부 수장인 정세균 국회의장의 과거 악연이 회자되고 있다. 국회 선진화법의 시행으로 과거에 비해 그 권한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국회의장은 여전히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서 이들의 관계는 20대 국정운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은 '20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협치'를 강조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는 상생과 화합의 전당으로 오로지 국민의 입장에 서서, 나서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부도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할 것이며,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국회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 또한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체로 공감을 표했지만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우리 헌정은 입법, 행정, 사법의 삼권이 삼발이처럼 조화롭게 서로를 지지할 때에만 활력과 능률을 발휘할 수 있다"며 "'능동적 의회주의'를 구현하는 것이 대통령도 함께 성공하는 길이다"라고 말해, 정부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5대 국회의원 동기지만 사학법개정안으로 얼굴 붉힌 사이'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은 15대 국회의원 동기다. 정 의장은 지난 1996년 제15대 새정치국민회의(현 더불어민주당,전북 무주진안장수) 국회의원으로, 박 대통령은 1997년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회창 당시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입당, 이듬해 국회의원 보궐선거(대구 광역시 달성군)에 당선됐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2005년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사학법 개정안을 '사악법' 이라고 칭하며 약 두 달간 장외투쟁을 했는데, 그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인물이 바로 열린우리당 의장이자 원내대표였던 정 의장이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개각을 맞아 정 의장이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산자위 출석을 무기한 거부하는 방침을 유력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국정화 교과서' 문제로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던 지난해엔 정 의장이 언론을 통해 정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화는 대한민국 국격에 맞지 않다. 국정을 채택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스스로 허무는 일이다"라며 "(국정화 교과서 문제는) 교과서 집필진의 역사관을 탓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편향적인 시각은 현 정권과 국정화를 추진한 세력에 있다고 본다"며 공개적으로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백봉신사상 등 비슷한 점도 많아'
하지만 박 대통령과 정 의장은 각각 국회 출입기자들이 선정하는 백봉신사상을 받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을 가진 정 의장은 총 7차례, 박 대통령은 4차례 수상 경력이 있다. 또한 이들은 이명박 정부 시절 '세종시 수정안'과 '미디어법 개정' 등에 부정적 목소리를 함께 낸 바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 2010년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세종시를 고려한 원안을 수정, 교육 과학 문화가 중심이 되는 기업도시로 추진하는 내용의 세종시 수정안을 제안한 이명박 정부에 대해 "약속이 깨지면 분열이다"라며 정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당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또한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표결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명박 정부가 만든 세종시 수정안이 교육과학기술도시인데 이러한 기능은 이미 원안에 있다" "이 수정안은 자살골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박 대통령과 함께 정부를 맹공, 본회의에서 수정안의 부결을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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