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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도전해야할 웹툰은 딴 데 있다


입력 2016.06.20 10:42 수정 2016.06.20 10:45        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의 문화 꼬기>이미 유명한 작가보다 숨겨진 작가에 기회 줬어야

MBC 인기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웹툰편.ⓒMBC

웹툰을 본격적으로 예능에 적용하여 또 한번 예능의 혁신을 기했다. 예능과 웹툰의 결합이라니 '무한도전'이라는 말에 정말 적합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에 웹툰의 전성시대라고할 말만큼 회자되는 빈도가 크기만 하다. 웹툰이 웬만한 드라마, 영화는 물론이고 게임이나 연극의 원작이 되고 있다.

더구나 해외에도 진출하여 한류 수출의 첨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웹툰 작가들은 여러 방면에서 각광을 받았고, 방송 예능에도 진출했다. 다만, 그동안에는 웹툰 작가들이 자신들의 그림을 활용하기보다는 요리나 입담꾼으로 등장했을 뿐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달랐다. 

웹툰 즉 웹만화가 그들의 생업수단이자, 주종목 재능이라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한도전'멤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그들이 갖고 있는 역량을 발휘하게 만들어 웹툰 작가라는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마치 시청자들이 그림을 배워가는 학습의 효과를 주기도 한다. 가운데 비교적 젊은 문화 코드를 디지털 문화와 같이 반영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마리텔'의 연장선에서 긍정적이라고할 수 있다.

웹툰이 웹에만 존재하는 디지털 콘텐츠에만 머물고 있던 것에서 벗어나 웹툰작가와 같이 하는 콜라보 협업의 장을 마련하면서 피와 살이 돌게 만들어냈다. 종이 만화에 대한 친숙함이 더 강한 텔레비전 시청자에게도 변화된 만화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익숙하도록 만드는 계기 효과를 낳는 것이다.

펜과 잉크, 스크린톤으로 작화하던 방식과 어떻게 다른 지 직접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그것도 무려 6주간에 걸쳐 이뤄진다니 전후후무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불량 만화라는 부정적인 인식에 휩싸여 있던 만화가 이렇게 공중파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이렇게 오랜 동안 노출된다는 것은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있다. '무한도전'이 도전해야할 것은 다른 것에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여기에 등장하는 작가들이 이미 너무 유명한 웹툰 작가들이라는 점이다. 웹툰이라는 장르가 아직 전국민적인 차원에서 공중파 시청자들에게 새로울 수도 있지만, '무한도전'의 컨셉차원에서 볼 때, 너무 유명한 이들만 추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다. 언제나 새로운 발굴이라는 점이 장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볼 때 작가의 현실을 너무 긍정적으로 다루고 있는 언론 매체들의 오류들을 반복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최근 한 자료에 따르면, 웹툰 작가가 4600명이라고 한다. 이렇게 수많은 웹툰 작가들이 있지만, 미디어에 등장하는 유명 작가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인기는 고사하고, 주목도 못받고 생존에 필요한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오로지 유명해지면 현재의 고통은 사라질 것이라는 소망으로 버텨내고 있다. 그것은 상업적인 큰 성공을 전제로 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리고 싶은 만화를 창작하는 기본적인 토대를 갖춰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매체에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다. 뉴스 프로그램도 웹툰을 모두 밝고 긍정적으로만 그려내고, 예능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삶이 얼마나 보여지는 것과 다른 것은 관심이 없다. 이렇게 지적하면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예능은 예능이 아니다. 프로그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은 결국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중파의 인기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많은 사람들이 신뢰를 보내는 프로그램일수록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를 다룰 때는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나아가 웹툰 작가만 주목하는 것도 다시 봐야 한다. 그들이 활동하는 환경과 토대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종이 만화도 그러했지만, 웹툰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일 수 있고 그나마 유명한 작가들이 탄생한 것은 그들의 작품이 공유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제대로 볼 때 웹툰에 대한 인식이 바로 되며, 작가 지망생 청년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제 웹툰은 만화를 학살했던 포털형 웹툰을 벗어나 전문개별 웹툰으로 진화하고 있다. 무료형 포털 웹툰에서 벗어나 유료형 자생의 전문만화 사이트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다양성이나 다층적인 구조를 갖기에는 미흡한 점도 있지만 편집플랫폼을 통해 해외에도 진출하고 있다. 전문웹툰 기획자들이 새로운 직업군으로 등장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본격 등장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단순한 웹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주지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점도 장밋빛 전망으로만 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것이다. '무한도전'이 기존의 미디어 매체가 그려내는 웹툰에 대한 치우친 모습들을 깨주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새로운 작품과 숨겨져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는 계기도 더욱 마련해주면 '무한도전'의 컨셉에 맞으리라 생각한다. 도전이 계속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 어느 때보다 패자부활의 안전망도 중요하니 말이다.

글/김헌식 문화평론가

김헌식 기자 (codess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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