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이해찬 '동북아' 연구하며 당내 보폭 넓히나
김부겸, 당권 도전할 경우 친노 세력 포용은 필수
이해찬, 복당 전까지 비주류와 소통하며 복당 준비
김부겸, 당권 도전할 경우 친노 세력 포용은 필수
이해찬, 복당 전까지 비주류와 소통하며 복당 준비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로 언급되고 있는 김부겸 의원과 친노 좌장 격으로 알려진 이해찬 무소속 의원이 '동북아 공존과 경제협력' 연구 단체에서 함께 활동하게 됐다. 김 의원은 이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엔 새누리당, 국민의당, 더민주 소속 의원이 골고루 참여한다.
김 의원과 이 의원 측은 모임의 성격을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더민주 전당대회와 대선을 앞두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더군다나 더민주 내 중도 성향의 비주류 모임인 '통합행동'의 일원인 김 의원이 직접 친노 수장인 이 의원을 영입했다고 알려지면서 그 의도에 궁금증이 커졌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22일 언론을 통해 "대북 관계를 동북아까지 포괄해 사고하는 경제 외교적 틀을 정립하자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며 "경제 협력을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로 편입시키는 그런 역할도 중·일·러 등 주변국 국회의원들과 함께해 나갈 것이다"'라고 모임의 성격을 설명했으며, 이 의원 또한 "애초 김 의원이 만든 단체가 아니고, 김태년 더민주 의원이 추진하는 연구단체에 참여한 것이다"라고 논란을 해명했다.
"보폭 넓히는 김부겸, 복당 준비하는 이해찬"
당권 도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할 경우, 이 의원과의 소통은 당내 친노 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특별한 세력이 없는 김 의원으로선 전당 대회를 앞두고 세력 확보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종걸, 박영선 등 통합행동 소속 의원들이 당 대표로 밀어준다고 해도 경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당내 주류로 꼽히는 친노, 친문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당 대표가 될 수 없다. 현재 친노 측에선 추미애 의원이 '친노'와 '호남'을 공략하며 차기 당 대표 이미지를 튼튼히 구축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4.13총선 당시 컷오프(공천배제)된 후 아직까지 복당 심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이 의원 또한 더민주 의원과 폭넓게 소통하며 복당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더민주에선 이 의원의 복당 시점을 8.27 전당대회 이후로 보고 있지만 '복당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친노 색채가 짙은 이 의원이 다시 당에 돌아올 경우 되살아날 '계파 분쟁' 이미지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라며 "대권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서도 이 의원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고 분위기를 전해 이 의원 측에서도 당내 비주류와 화합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해찬-김부겸 정치적 연관성? 제안할만해"
이 전 총리의 과거를 살펴보면 동북아 모임 참여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 전 총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 상황이 불안정했던 지난 2011년 말, 민주통합당 내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당시 그는 "2012년도가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모두 권력교체 시기인 만큼 한반도 평화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동북아 정세에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민주통합당 대표를 맡은 이 전 총리는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교를 지적하며 "정부는 6자 회담을 재개하고 다자 안보기구를 만들어 동북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일본만 상대하는 근시안적 사고를 버려달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본보에 "의원들이 기본적으로 동북아 정세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며 "다만, 이 의원은 선수도 높고 친노 좌장 격이니 김 의원 측에서 함께 하자고 제안할 만하다"며 과도한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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