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악재에 휘말린 3당의 대처법 살펴보니...
전수조사 새누리·징계고민 더민주·대표사퇴 국민의당
전수조사 새누리·징계고민 더민주·대표사퇴 국민의당
여야 3당 모두가 도덕성 악재에 휘말렸다.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족 채용 논란'에 이어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같은 윤리적 문제에 당면했음에도 대처법은 각기 달랐다.
당 차원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건 새누리당이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8촌 이내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을 금지하기로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친인척) 채용에 대해선 8촌 이내는 채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당은 현재 자당 의원들을 상대로 8촌 이내 친인척 채용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전수조사와 관련해선 박명재 사무총장이 실시 시기와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를 추후에 발표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파렴치한 행위'로 기소된 당원에 대해서는 입건 즉시 당 윤리위에 회부하도록 윤리 규정을 강화했다.
앞서 박 사무총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가족채용 논란과 관련해 혁신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 명의로 당 소속 의원들에게 보좌진 채용 관련 유사 사례가 발생 않도록 선제적 점검과 자정노력을 당부할 계획"이라며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비정상적인 관행이 적발되면 당 차원에서 강력히 징계할 예정"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불씨는 전날 있었던 원내대책회의에서 하태경 의원이 '자체 전수조사 실시'를 제안하면서 점화됐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발언을 잘 꺼냈다며 동조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해당 관계자는 "어차피 이번 전수조사는 친인척 채용이 논란이 된 이상 안 할 수는 없다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이 먼저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이라고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이러한 발 빠른 행보는 이날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국민 눈높이 차원의 조치'를 주문하며 "지켜보겠다"고 한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법률상의 금지 수준으로 나가지 않아 실효성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지만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등 나머지 원내 정당들도 새누리당의 이 같은 조치를 뒤따라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더민주는 악재가 먼저 터졌음에도 아직 당론으로 친인척 보좌관 채용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일부 의원들은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당 윤리위에서도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8촌 이내의 친인척 채용을 금지했으니 우리도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대상이나 범위를 어디까지 해야할 지 앞으로 고민해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다소 느긋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로선 서영교 의원에 대한 징계수위를 고민하고 있다. 당의 감사 결과가 30일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징계'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당무감사원은 시효가 지난 부분까지 소급해 징계를 결정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 당무감사원은 지난 25일 전원회의를 열고 서 의원에 대한 '감찰 실시'를 의결했고, 30일 오전 10시 당사에서 열리는 2차 회의를 통해 징계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서 의원이 제출한 소명 자료를 바탕으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징계 여부가 논의된다. 징계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서 의원은 당 윤리심판원으로 회부된다.
당규에 따르면 당무감사원은 감사 결과에 따라 △형사고발 △징계·문책요구 △시정요구 △개선요구 △권고요구 △포상요구 등의 의견까지 덧붙여 비대위를 거쳐 윤리심판원에 통보하게 된다. 반면 새누리당은 박인숙 의원건에 대해 윤리위원회에서 취할 수 있는 방도가 묘연해 보인다. 윤리위는 당원권 정지나 탈당 권유, 제명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당원권 정지조차 기소가 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이날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안 대표는 그간 김수민 박선숙 두 의원에 대해 출당 등 당헌당규를 넘어선 조치를 취하고자 했지만 28일 잇달아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부결되면서 결국 사퇴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리베이트 의혹의 핵심 인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박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 안팎에서는 '자진탈당'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안·천 두 대표의 사퇴 선언 직전인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사자에게 자진탈당하라는 의사도 전달해봤다"며 "본인들이 결백한데 왜 의원직을 사퇴하고 검찰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결백을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솔직히 두 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러려면 당사자가 탈당하는 길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여야 3당 모두가 도덕성 악재에 휘말렸다.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족 채용 논란'에 이어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같은 윤리적 문제에 당면했음에도 대처법은 각기 달랐다. 사태가 터지자마자 수습에 나선 당도 있는 한편 사안을 지지부진하게 끌고 가는 당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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