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중국 전기차 BYD에 5000억 투자
전 세계 1위 전기차업체 지분 4% 확보…전장부품 사업 확대 포석
삼성전자 "전기차용 반도체 사업 강화...삼성SDI 배터리와 무관"
삼성전자가 중국 전기자동차업체 BYD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한다. 전 세계 1위 전기차업체에 차량용 반도체 등 주요 부품들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 전장부품 사업을 키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5일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BYD가 추진 중인 유상증자에 총 30억 위안(약 5000억원) 규모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미 BYD와 신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다음주 신주 배정이 완료되면 삼성전자는 BYD 지분 약 4% 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BYD는 지난 1990년대 중반 충전용 배터리 제조업체로 시작, 2000년대 이후 자동차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현재 전기차와 전기차배터리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PHEV·충전식)를 합해 6만대 이상 판매하며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 테슬라와 일본 닛산 등을 제치고 전 세계 1위 업체가 됐다.
지난 2008년에는 글로벌 투자업계 큰 손인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이 자회사인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홀딩스를 통해 2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BYD 주식 9.89%를 사들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양사간 이해관계가 맞물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제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BYD에 차량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해 왔는데 이번 지분 투자로 보다 안정적인 공급 물량 확보가 가능해졌다.
BYD로서도 전기차 시대가 개막하면서 자동차가 전자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서 글로벌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시너지 효과 창출에 긍정적으로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BYD로서는 투자 자금 확보 외에 파트너를 통해 안정적인 전기차 부품 수급이 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지난해 신설한 전장부품사업을 키워야 하는 입장인 만큼 돌파구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이번 투자 주체가 삼성전자인만큼 협력은 IT부품쪽으로 한정돼 삼성SDI와의 배터리 협력은 무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삼성SDI를 통해서 전장부품 파트너사를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와 관련, BYD와 지분투자 협의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 투자금액과 지분 등 세부사항들은 최종 확정한 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투자가 양사간 전기자동차 부품과 스마트폰 부품 비지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BYD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용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주목적으로 앞으로 다양한 사업 협력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투자는 삼성SDI의 배터리 납품처 확보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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